IAF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25일 호주 아들레이드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한 제68회 국제우주대회(IAC) 연례총회에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NADA)이 가입 신청과 행사 참가 의사를 밝혀왔지만 연맹측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IAF 가입 신청이 무산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IAF의 거부 배경에는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에 대한 각국 기관과 한국 측 반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2009년부터 IAF에 가입하려는 준비를 해왔다. 지난 2015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제66회 IAF 연례총회에서는 가입 승인을 받았다가 총회에서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대해 우려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국 측 반대로 가입이 무산됐다. 당시 북한은 IAF 가입 신청 과정에서 국가우주개발국 1년 예산을 1억1615만 달러(약 1332억 원)라고 보고하기도 했다.
북한은 2013년 우주개발법을 만들고 유엔 안보리 제재대상에 포함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와 별도로 국가우주개발국을 신설했다. 국가우주개발국은 정지궤도 위성, 지구관측위성 등 위성을 쏘아올리는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미사일 기술로 전용될 로켓 성능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또 조선우주협회를 결성해 지난해 11월 우주과학기술토론회를 여는 등 대외적으로 평화적인 우주 개발이란 이미지를 굳히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 기관이 사실상 하나의 기관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있다. 항우연 관계자는 “회원국들은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발사를 잇달아 강행하면서 평화적 우주 개발 목적에서 벗어났다고 보고 있다”며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의 IAF 가입을 승인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에 북한이 가입 신청을 냈을 때는 구체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5년 북한이 가입신청을 냈을 때는 항우연 명의의 서신을 보내 반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과학 분야에서 글로벌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국제기구 참여를 시도하고 있지만 그때마다 무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시아 지역 국제과학학술단체 모임인 아시아과학한림원연합회(AASSA)에 가입 신청했지만 이사국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AASSA 이사회는 당초 북한 국가과학원의 가입을 잠정 승인했지만 계속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문제 삼아 1년 만에 이를 번복했다.
아들레이드=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