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형 4차 산업혁명 현장] "2020년까지 스마트팩토리 1000개 육성… 최종 목표는 제조·서비스업 융합"
“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과 제조경북에 주는 가장 뚜렷한 메시지는 스마트팩토리의 보급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이버물리시스템을 활용한 제조와 서비스의 통합입니다.”

송경창 경상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북의 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하지 않고 글로벌 공급체인에 올라타 그들과 거래하기 위해서는 모든 경영활동을 데이터화하고 공개해 글로벌 표준에 연결할 수 있는 역량과 자신감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 혁신 다음에는 제조업의 스마트서비스화가 따라와야 한다”며 “제조와 서비스로 양분됐던 비즈니스 모델도 상품 개발에서 생산, 판매 등에 이르는 전체 밸류 체인에서 제조+서비스 일체형으로 변화되고 최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서비스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경북이 스마트팩토리 보급에 있어 가장 앞서 있다”며 “올해 540여 개인 스마트팩토리 보급을 2020년까지 1000개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사업도 추진해 업계를 선도할 퍼스트펭귄 기업을 키우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다.

송 실장의 사무실 책상 옆 벽에는 그가 직접 그린 ‘경북도의 4차 산업혁명 G경북 플랫폼’이라는 개념도가 붙어 있다.

2014년에 이어 올해 초 창조산업실장을 다시 맡으면서 그가 완성한 경북도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이다. 위기에 빠진 경북의 산업을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시키기 위해 경북도가 지난 5월 4차 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출발시키며 만든 ‘IBCA@GB’ 전략이 바로 이 개념도에서 나왔다.

전략도에는 스마트팩토리, 신소재혁신, 지능형로봇, 바이오헬스, 차세대에너지,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여섯 가지 분야의 IBCA(IoT,빅데이터,사이버물리시스템,인공지능) 융합 전략과 함께 가속기신약, 전력반도체, 카본자동차밸리, 하드웨어창업, 배터리, 코스메디컬로드 등 15개의 구체적인 산업정책이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다. 포항 구미 경산 영천 등 경북의 산업현장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이다.

송 실장은 한때 한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던 제조경북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2014년부터 고민했다. 세계는 이미 인더스트리 4.0 개념을 도입해 달려가고 있지만 경북도와 연구기관들은 당시 좌표와 전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송 실장은 2015년 중앙교육원의 2주간 교육을 계기로 선진국의 4차 산업혁명을 접한 뒤 이 분야를 파기 시작했다. 국내외에서 발행되는 관련 신간은 나오는 대로 읽고 유튜브의 관련 자료를 공부한 뒤 독일·영국의 선진기업과 연구기관들도 방문했다.

지난 1월 다시 창조경제산업실장을 맡은 그는 직원, 연구기관 핵심멤버들을 대동하고 분야별 앵커기업 30여개를 찾았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의 이론은 섭렵했지만 과연 현장의 기업들은 어떤 부분을 필요로 하는지, 변화의지는 있는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로봇분야 선우로보텍, 전력반도체분야 케이이씨, 스마트팩토리 분야 신독, 한중NCS, 휴비즈 ICT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과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경북형 4차 산업혁명 전략을 가다듬었다. 그렇게 완성한 것이 바로 전략개념도다.

그는 “경북형 4차 산업혁명전략을 현장 중심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앵커기업과 경북의 연구기관들이 의욕을 갖고 함께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융합·연결·개방을 강조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산업정책도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실장은 “포항 가속기 신약과 그린신소재 등 소재혁신, 구미 경산 영천 경주 등의 자동차 탄소복합재와 하드웨어 창업, 울릉도 자율주행 및 에너지자립섬, 디지털과 디지털뷰티산업 등으로 재무장한다면 경북산업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앵커기업과 연구지원기관들이 벤처, 스타트업과 협력하는 새로운 ‘네트워크형 협력’이 경북형 4차 산업혁명을 성공모델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실장은 “4차 산업혁명에서 독일과 미국이 앞서 있지만 일부 경북 기업은 독일의 전문가들도 보고 놀랄 정도로 준비를 잘하고 있다”며 “50여 년간 제조 강국 기반이 됐던 경북의 기술과 경험을 살리면 퍼스트펭귄 기업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