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BMW 성능은 고객이 더 잘알아… 공감과 소통이 판매왕 비결"
“자동차는 손님들이 더 잘 압니다. 차에 대해 설명하기보다 고객의 마음을 편하게 해드리는 게 차를 많이 팔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최일욱 도이치모터스 이사(57·왼쪽)는 수입차업계 최고령 세일즈맨이다. 지점장과 본사 영업본부장 등을 이미 거쳤고,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다. 송동혁 도이치모터스 성수전시장 지점장(35·오른쪽)은 회사 최연소 기록인 33세에 지점장을 달았다.

도이치모터스가 지난 7월 문을 연 성수통합센터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입을 모아 “성과와 능력에 따라 확실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업 문화가 빠른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모터스는 BMW를 판매하는 공식 딜러사다. 2002년 권오수 회장이 창업했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코오롱, 한독에 이어 BMW 내 3위 딜러였으나 최근에는 3사의 판매량이 비슷하다.

최 이사는 1985년 대우자동차에서 자동차업계 경력을 시작했다. 1996년 BMW코리아 설립 당시 대형 딜러사인 코오롱모터스 산하에서 서울 서부 지역을 담당하는 여의도모터스를 창업했다. BMW 판매 경력만 22년째다.

최 이사는 “70세까지 현장에서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권 회장은 영업사원을 최고로 치는 경영자”라며 “회사 문화도 판매를 잘하는 인재를 키워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최 이사의 휴대폰에는 5000여 개의 번호가 저장돼 있다. 단체 문자메시지 한 번 보내는 데만 10만원 정도 든다. 최 이사는 “경청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게 인맥을 유지하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여서 자동차에 대한 지식은 고객들이 더 많이 갖고 있다”며 “BMW가 최고의 차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고객이 원하는 게 뭔지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동혁 지점장은 28세 때인 2010년 자동차 판매 경력을 시작했다. 대학에서 교직을 이수하고 시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돈을 좀 벌어보자’는 생각에 수입차 세일즈에 뛰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차를 많이 팔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BMW] "BMW 성능은 고객이 더 잘알아… 공감과 소통이 판매왕 비결"
1년에 100대만 넘어도 상위 10%에 들어가는데, 송 지점장은 입사 2년 뒤인 2013년부터 매년 150여 대를 팔았다. BMW가 매년 말 우수 영업사원에게 시상하는 ‘프리미엄 멤버’도 4년 연속 달성했다. 2015년 12월 송파지점장에 임명됐고, 2016년 송파지점은 BMW 전국 전시장 중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7월 도이치모터스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성수통합센터 지점장에 뽑혔다.

송 지점장은 “차를 잘 파는 영업사원의 공통점은 소통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파악해서 먼저 제시하면 일처리 시간이 빨라지고 고객의 마음도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시장에 처음 온 손님에게 영업사원이 자동차 얘기만 하면 ‘내가 꼭 차를 사야 하나’라며 부담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도이치모터스의 성수통합센터가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치모터스는 본사, 전시장, AS(애프터서비스)센터 등이 한 빌딩에 입주한 이 건물을 성수통합센터라고 부른다. 송 지점장이 이끄는 성수전시장은 지난 7월에 열었음에도 8월에 216대를 팔아 전국 49개 BMW 전시장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강북에 있는 전시장이 강남을 제친 것은 수입차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다.

송 지점장은 “국내 최대 AS 시설을 갖췄다는 점에서 신규 고객이 많이 유입되고 있으며 근무 환경이 좋아 우수한 영업사원도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이치모터스는 성수통합센터 건설에 800억원을 투자했다. 지하 3층, 지상 12층의 건물이다. 각 층의 층고가 높아 20층 아파트와 맞먹는 규모다. 지상 1~3층은 전시장이며 신차를 인도하는 이벤트 공간인 핸드오버존과 고객 라운지 등을 갖췄다. 4~6층은 주차장, 10~12층은 도이치모터스 본사다. 지하 1~3층과 지상 7~9층 등 6개 층을 AS센터로 쓰고 있다. AS센터는 판금·도장까지 가능한 국내 최대 규모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