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신탁주 '날개없는 추락'…실적 좋은데 '정책 리스크'에 발목
건설사와 부동산신탁사들의 주가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들 종목의 올해 실적은 크게 개선될 전망이지만 정부의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850원(2.14%) 하락한 3만8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2일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14.31% 떨어졌다. 다른 건설사 주가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 기간 12.40%, 대림산업은 10.35%, GS건설은 9.98% 하락했다.

부진한 주가와 달리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14개 건설사의 올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조175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4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 큰 손실을 내며 467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대우건설은 올해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GS건설도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신탁사의 실적과 주가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단독으로 재개발·재건축 시행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부동산신탁사들의 실적은 좋아졌다. 업계 1, 2위인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올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46.9% 증가한 384억원과 383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전망이다. 하지만 두 기업 주가는 지난달 2일 이후 14.52%, 20.09% 하락했다.

이처럼 부진한 주가 움직임에는 정책적 요인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6월과 8월 두 차례 부동산 투기 차단 대책을 내놓은 데 이어 이달 5일 강화된 조치가 나오면서 업황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가상한제 부활과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 가능성 등 불확실성 요인이 많아 주택 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