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복지 로드맵 가계부채 대책 후 적절한 때 공표키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금리 상승기 취약차주 부실 우려라든지 가계부채 급증세가 지속할 경우에 경제적 부담, 성장 등 거시경제 정책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며 "가계부채가 경제 전반 리스크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김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가계부채 문제는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며 "쾌도난마식보다는 시간을 두고 종합적·근본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면밀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취약차주에 대한 맞춤형 지원과 가계부채 연착륙 유도에 중점을 둔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이라며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개인신용평가기관·금융기관 보유 정보 등을 종합 활용하고 업권별·유형별 특징, 차주의 상환능력 등을 분석할 것"이라고 가계부채 대책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또 "보다 정밀한 대책 수립을 위해 이미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 따른 금융규제 강화 효과와 이번 대책의 효과를 다양한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최근 북한 리스크 등이 돌출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연이은 도발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 등을 감안할 때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격한 대규모 유출이나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의 급격한 악화로 확대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도발 빈도와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지속해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지정학적 불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등 투자심리 악화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북한 리스크의 부정적 영향 최소화를 위해 정부와 한은 등 관계기관 간 공조 체계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와 관계기관이 함께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기관 간 협력을 통한 대응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대해 상담 인프라를 확충하고 상담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강화 과정에서 서민 실수요자의 금융 접근성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새 정부 5년간의 생애 단계별 주거복지 지원강화 계획과 임대차 시장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주거복지 로드맵'을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효 이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 적절한 시점에 공표하기로 했다.
북한 리스크 관리와 관련해서는 장기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금융시장 모니터링 체제를 계속해서 유지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추석 연휴 기간에도 국제금융시장을 주시하고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과 같은 북한 관련 이벤트에 맞춰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대비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주요 이벤트가 발생하면 신용평가사, 해외투자자들에게 관련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고 소비자, 기업 심리 불안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면밀히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경제현안간담회에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홍장표 경제수석, 김수현 사회수석에 최근 취임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경제부처 장관들이 한꺼번에 부총리 집무실에 모인 것은 이례적이며 특히 한은 총재가 부총리 집무실로 찾아간 것도 드문 사례다.
이전 정부에서는 중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청와대 별관에서 서별관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참가자는 물론 내용도 공개되지 않아 '밀실 회의' 논란을 일으켰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이슈가 생길 때마다 관계부처 경제팀 수장들이 부총리 집무실에 모이는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새 정부 들어 8번째로 열리는 경제현안간담회로, 다음 달께 발표하는 가계부채 대책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서울·세종연합뉴스) 박의래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