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본회의서 '이례적' 북핵 토론…외교·안보대표, 북핵 보고
"평화수단으로 비핵화…군사공격, 예측할 수 없는 끔찍한 결과 초래"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2일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과 관련,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전날 채택한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한편, EU 차원의 독자적인 대북제재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모게리니 고위대표는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 출석,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국제사회의 대응과 관련한 보고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이례적으로 북한 핵문제를 공식 의제로 삼아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책임자로부터 보고를 듣고 EU 차원의 대응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유럽의회의 이 같은 조치는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게리니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이전에 우리가 항상 했던 것처럼 당장 유엔의 새로운 (대북)제재를 이행할 것"이라면서 "경제제재의 효율성을 최대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우리의 모든 국제사회 파트너들에도 똑같이 하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전날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북한에 석유 공급을 제한하는 것을 포함해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제제조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어 모게리니 대표는 "유엔 안보리에서 결정한 제재조치를 보완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압력을 넣기 위해 지난주에 (EU 외교장관회의에서) 합의한 대로 EU의 추가적인 대북제재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에스토니아의 탈린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뒤 모게리니 대표는 이미 EU가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광범위한 제재에 추가해 새로운 제재조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가 검토하고 있는 새로운 대북제재에는 북한의 핵프로그램 개발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EU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을 추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게리니 대표는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EU는 외교적인 수단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군사적 공격은 더 큰 규모의 충돌로 쉽게 빠져들 수 있어서 소용이 없고, 해롭다"면서 "그(군사적 공격의) 결과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지역, 전 세계에 예측할 수 없고, 끔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