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레스피기 '보티첼리의 그림 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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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근대 이탈리아 기악운동을 대표하는 오토리노 레스피기는 15세기 피렌체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대표작을 묘사한 ‘보티첼리의 그림 세 점’(1927)을 작곡했다.
비너스와 플로라, 머큐리, 제피로스, 삼미신 등 신화 속 주인공들이 초목과 어울리는 ‘봄’은 계절에 맞게 화사한 색채감을 드러낸다.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찾아온 ‘마기의 경배’는 느린 템포 속에 이국적 정서를 담았다. 나체의 여인을 전면에 부각시켜 르네상스 세속화의 전성기를 연 역사적 걸작 ‘비너스의 탄생’은 물결처럼 흔들리는 현의 울림 속에 목관악기와 첼레스타, 하프가 여신의 에로틱한 아름다움을 묘사한다.
상징과 은유가 너무나 풍부하게 담긴 그림들을 선택한 바람에 완벽한 분위기가 포착되지는 못했지만 회화를 이만큼 공들여 다룬 음악은 결코 흔치 않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