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대우건설 지분 매각·중국 공장 매각 등 제시 전망
박삼구, 금호타이어 자구안 놓고 막판 고심… "12일 오후 제출"
금호타이어가 채권단에 제시해야 하는 자구계획안 제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은 자구안 정리에 막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 측은 12일 오후 늦게 자구안을 정리해 채권단에 발송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 금호 관계자는 "자구계획안 마련을 위한 내부 논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일 오후 6시를 전후해 금호타이어 채권단인 산업은행 측에 이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지난 5일 중국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매각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금호타이어에 실효성 있는 자구계획안을 12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다.

자구안 방향으로는 유동성 문제 해결, 중국 사업장의 정상화, 국내 신규투자 및 원가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자구계획안을 제출하지 않거나 자구안이 미흡한 수준일 경우 박 회장을 비롯한 금호타이어 경영진에 대한 해임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도 압박했다.

박 회장은 지난 6일 오전 광화문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회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자구안 마련도) 충분히 검토하고, 준비하겠다. 어떤 방안이 회사에 도움이 될지 성의 있게 강구하겠다"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과거 채권단에 제시했던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바탕으로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7월 채권단에 "금호타이어 매각 무산 시 박 회장이든 계열사든 2천억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자구안에도 박 회장이 2천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 20%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금호타이어 재매각에 나서겠다고 제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울러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1천300억원 상당의 대우건설 지분 4.4%를 매각해 금호타이어 유동성을 해소하는 방안도 자구안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적자를 내는 중국 공장 매각 계획도 포함할 전망이다.

박 회장은 6일에도 "중국 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공장 매각을 위해서는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더블스타를 비롯해 지프로 등 중국 기업과도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임금 삭감과 강도 높은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비롯해 상징적인 차원에서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방안까지도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구안 내용도 중요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어떻게 판단할 지도 관건이다.

채권단이 자구안을 받아준다면 박 회장은 그룹 재건의 기회를 잡게 되지만,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금호타이어는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