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어마' 상륙…괴물 허리케인에 미국 12월 금리인상 멀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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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 이어 역대 최강급
플로리다 50만명 피난행렬…카리브해 섬 지역은 이미 쑥대밭
'물폭탄' 덮친 미국 경제
실업수당 청구 1주일새 6만건 급증…원유 시설·주택 침수 복구 장기화
3분기 성장률 타격 불가피…Fed, 긴축 속도조절 나설 듯
플로리다 50만명 피난행렬…카리브해 섬 지역은 이미 쑥대밭
'물폭탄' 덮친 미국 경제
실업수당 청구 1주일새 6만건 급증…원유 시설·주택 침수 복구 장기화
3분기 성장률 타격 불가피…Fed, 긴축 속도조절 나설 듯
최근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역대 최강급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주 상륙을 앞두고 있다. 하비가 미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준 만큼 어마 피해까지 겹치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금리인상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 등 ‘플러스’ 요인보다 당장 일자리가 줄고 소비가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물가에도 완만한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통화 긴축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달러화 가치 급락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어마는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상륙할 전망이다. 시속 185마일(300㎞) 이상 기세로 멕시코만 카리브해 서인도제도를 지나면서 최소 19명의 사망자를 냈다.
6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하비보다 더 강력하다. 허리케인 분류등급 1~5 가운데 가장 강한 카테고리 5로 시작해 바하마를 지나면서 4로 낮아졌다. 1주일 전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하비는 카테고리 4로 상륙한 뒤 풍속기준 1로 떨어졌다. 2005년 뉴올리언스를 덮친 카트리나는 카테고리 3수준이었다. 주민 5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주민들은 식료품을 사재기하고, 주유소마다 휘발유를 사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금융시장도 태풍 어마 상륙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어마가 ‘재난적’ 수준의 피해를 낼 것이란 전망 속에 8일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유로당 1.2069달러)으로 떨어졌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월 양적완화 관련 결정이 대거 나올 것”이라고 한 발언이 유럽 경제에 낙관적인 신호를 준 것도 유로화가치를 끌어올렸다.
7일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재난채권인 ‘캣본드’ 가치도 어마 소식에 반토막이 났다.
◆3분기 GDP 악영향 받을 듯
천재지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거나 일을 할 수 없고, 기업이 문을 닫으면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한다. 다만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은 그 이상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ed가 감안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하비가 남긴 피해로 3분기 미국 GDP 증가율이 1.0~1.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어마가 플로리다의 농작물을 덮치면 경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비의 총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05년 카트리나(피해액 1080억달러)와 2012년 동부 해안을 강타한 샌디(750억달러)의 중간쯤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텍사스 정유 설비의 16%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휴업에 들어간 기업의 근로자들은 소득 감소가 불가피하고,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 전역에 걸쳐 가계 지출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지표 악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6만2000건 급증한 29만8000건에 달했다. 2015년 4월18일 이후 최대치다. 주간 상승폭 역시 2012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증가율 수정치는 연율 1.5%(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 생산성 증가율 평균치는 2000~2007년 2.6%였지만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1.2%에 그쳤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낮은 수준의 생산성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커지는 긴축 회의론
시장전문가들은 연달아 발생한 허리케인이 Fed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2월 중순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까지 고용, 민간 소비, 제조업, 성장률 등 단기적으로 경제지표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 등의 효과는 보통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과거 성장률에 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Fed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고,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장에서도 추가 긴축에 회의론이 강하게 일었다. 독일 무역보험회사 율러 헤르메스의 댄 노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비로 인한 인프라 피해 복구는 시작됐지만 집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 등 ‘플러스’ 요인보다 당장 일자리가 줄고 소비가 감소하는 등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저물가에도 완만한 경제 성장이 지속되면서 통화 긴축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달러화 가치 급락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어마는 10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 상륙할 전망이다. 시속 185마일(300㎞) 이상 기세로 멕시코만 카리브해 서인도제도를 지나면서 최소 19명의 사망자를 냈다.
60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하비보다 더 강력하다. 허리케인 분류등급 1~5 가운데 가장 강한 카테고리 5로 시작해 바하마를 지나면서 4로 낮아졌다. 1주일 전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를 강타한 하비는 카테고리 4로 상륙한 뒤 풍속기준 1로 떨어졌다. 2005년 뉴올리언스를 덮친 카트리나는 카테고리 3수준이었다. 주민 5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주민들은 식료품을 사재기하고, 주유소마다 휘발유를 사려는 행렬이 이어졌다.
금융시장도 태풍 어마 상륙 소식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어마가 ‘재난적’ 수준의 피해를 낼 것이란 전망 속에 8일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대비 2015년 이후 최저 수준(유로당 1.2069달러)으로 떨어졌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월 양적완화 관련 결정이 대거 나올 것”이라고 한 발언이 유럽 경제에 낙관적인 신호를 준 것도 유로화가치를 끌어올렸다.
7일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재난채권인 ‘캣본드’ 가치도 어마 소식에 반토막이 났다.
◆3분기 GDP 악영향 받을 듯
천재지변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거나 일을 할 수 없고, 기업이 문을 닫으면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한다. 다만 피해를 복구하는 과정은 그 이상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Fed가 감안해야 할 중요한 요소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하비가 남긴 피해로 3분기 미국 GDP 증가율이 1.0~1.5%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어마가 플로리다의 농작물을 덮치면 경제지표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하비의 총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2005년 카트리나(피해액 1080억달러)와 2012년 동부 해안을 강타한 샌디(750억달러)의 중간쯤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텍사스 정유 설비의 16%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휴업에 들어간 기업의 근로자들은 소득 감소가 불가피하고, 휘발유 가격 상승은 미 전역에 걸쳐 가계 지출을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지표 악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이 6만2000건 급증한 29만8000건에 달했다. 2015년 4월18일 이후 최대치다. 주간 상승폭 역시 2012년 1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증가율 수정치는 연율 1.5%(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 생산성 증가율 평균치는 2000~2007년 2.6%였지만 2007년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1.2%에 그쳤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낮은 수준의 생산성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커지는 긴축 회의론
시장전문가들은 연달아 발생한 허리케인이 Fed의 발목을 붙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12월 중순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까지 고용, 민간 소비, 제조업, 성장률 등 단기적으로 경제지표 악화가 불가피해서다.
허리케인 피해 복구에 따른 건설경기 호조 등의 효과는 보통 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7일 “과거 성장률에 관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Fed가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고,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취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장에서도 추가 긴축에 회의론이 강하게 일었다. 독일 무역보험회사 율러 헤르메스의 댄 노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비로 인한 인프라 피해 복구는 시작됐지만 집을 잃은 사람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