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된서리 맞은 내수주
내수주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내수주는 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새 정부 경제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기업활동을 옥죄는 각종 규제가 리스크(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쇼핑은 2500원(1.08%) 오른 23만45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상승하기는 했지만 7월 이후로 기간을 넓혀보면 22.73% 하락했다.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로 연초 이후 상승세를 탔던 유통주는 6월 초순 또는 중순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7월 이후 신세계(-20.26%) 이마트(-10.45%) 현대백화점(-16.38%)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1% 내렸다.

유통업은 7월 최저임금이 16.4% 오르며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초에 발표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 대책엔 백화점, 대형마트의 신규출점 금지 등 영업규제 관련 내용이 담겼다. 박종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조정 및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소비심리도 위축되고 있다”며 “유통주가 단기간에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통신비 인하압박에 통신주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달 이후 유가증권시장 통신업종지수는 11.80% 하락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택약정할인율 조정안(20%→25%)을 오는 15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2만원에 1GB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편 요금제’ 도입을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통신3사의 연간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으로 건설주와 은행주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고,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축소되는 등 건설사에 부정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7월 이후 건설업종지수는 11.20% 하락했다. 8·2 대책은 은행주에도 타격을 줬다. 은행 대장주 경쟁을 벌이는 신한지주KB금융은 7월 이후 각각 0.61%, 9.88% 떨어졌다.

강영연/김동현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