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호신섬유 경영기획실장(왼쪽)이 개발팀 직원과 기술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복합소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이준호 호신섬유 경영기획실장(왼쪽)이 개발팀 직원과 기술개발에 성공한 친환경 복합소재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북 경산의 제직회사인 호신섬유(대표 이석기)가 자동차 내장재용 케나프(양마)복합소재 제조기술 개발에 성공해 섬유업체에서 소재개발 업체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친환경 소재에 승부건 경북 '호신섬유 2세 기업인'
호신섬유는 2016년부터 전문소재 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해 자동차 내장부품용 케나프복합소재 개발에 나서 2년여 만에 폴리프로필렌과 케나프를 합사한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발표했다. 자동차부품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옛 한국염색기술연구소)도 참여했다.

2세 기업인인 이준호 경영기획실장은 “천연소재를 사용하면서도 부품소재 강도는 더 높아지고 내장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출가공이 잘 되도록 하기 위해 원료 성질을 물리·화학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샘플이 나오면 연구기관과 수백 번의 시험을 거쳐 복합소재 개발을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케나프소재 개발을 위해 합사기 성능을 향상시키는 등 2년여 동안 개발사업 자금 외에 3억원의 자체 자금을 투입했다.

김상룡 다이텍연구원 창의개발팀장은 “유럽연합에서는 2015년부터 재활용 소재 비율이 95%에 미달하면 자동차 판매가 불가능해지는 등 선진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돼 친환경 소재 개발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경상북도가 친환경 소재 개발과 함께 마섬유를 활용한 마섬유비즈니스센터를 구축할 예정이어서 이 회사는 이르면 내년부터 양산 설비를 갖추고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1993년 설립된 호신섬유는 2013년 이 실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변신에 나섰다. 이 실장은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패션브랜드 기업에 직수출을 시도했다. 해외 브랜드 기업들과 직수출을 추진하자 국내 무역회사들이 모두 거래를 끊었다. 이 실장은 “당시 업계 경기도 좋지 않아 ‘회사를 말아먹으려느냐’는 주변의 질책도 받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연구소 인력을 확충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시니어용 고기능성 온·냉감 소재, 아웃도어 및 해양레포츠용 고투습 방수 대체섬유, 글로벌 SPA 브랜드용 맞춤 소재 등을 생산해 스페인의 자라, 영국 톱숍넥스트 등 유럽 중동 등 글로벌 기업에 수출했다.

2014년 28억원까지 떨어졌던 매출은 2015년 48억원, 지난해 86억원까지 높아졌다. 매출의 90%는 수출이다. 이 실장은 “해외 패션전시회를 누비며 시장에서 유행할 섬유 트렌드를 미리 읽고 준비한 것이 통했다”며 “글로벌 패션시장에서 유행할 고기능성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한편 다양한 소재의 원천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섬유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