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공항면세점들이 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 등으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임대료 인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중소·중견면세점들이 공항 측을 상대로 법적인 대응에 나섰다. 6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삼익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상대로 임대료 감액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시내 신규면세점 사업자 확대에 따른 매출 감소 등으로 임대료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익악기가 운영하는 삼익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약 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익면세점이 인천공항에 지급하는 임대료는 매출의 약 40%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포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시티플러스는 한국공항공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다.
시티플러스 관계자는 "입찰 당시 공항공사 측이 국제선 터미널 확장과 항공기 증편 계획 등을 밝혔는데 이뤄지지 않았으며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도 불공정한 조건이 있다"며 "현재 공정위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포공항에서는 롯데와 시티플러스 2곳이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인천공항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SM, 시티플러스, 삼익, 엔타스면세점 등 7곳이 영업 중이다.
면세점업계는 면세점협회 등을 통해 공항면세점 임대료의 한시적 인하를 요청해왔다.
최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업체 대표들은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업계는 사드 보복 등 입찰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한 악재들이 불거졌기 때문에 임대료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항공사 측이 임대료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급기야 법적인 대응까지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이나 시내면세점 증가 등 정책적인 결정과 관련된 요인으로 공항면세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항공사는 임대료 인하 여력도 충분하다"며 "그런데도 협상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소송 등의 수단까지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