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소탄은 100㏏… 북한은 절반 수준"
북한의 수소탄 실험으로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차이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 1월 4차 핵실험 때 수소탄 실험을 하고 이번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수소탄을 장착하는 데 성공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모두 핵폭탄의 일종이다. 그러나 폭발력에선 수소폭탄이 원자폭탄을 압도한다. 일반적으로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 배 강한 폭발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탄 폭발력의 기준은 전문가마다 다르게 보지만 대체적으로 수소탄 폭발력의 하한선을 100㏏이나 1Mt(1000㏏) 정도로 보고 있다. 50㏏이 넘으면 수소탄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 기상청 관측대로라면 북한이 이번에 수소탄 장착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진정한 수소탄은 100㏏가량인데 이번 북한 폭발 실험은 여기에 훨씬 못 미치는 위력”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군당국도 북한 핵실험의 폭발력을 50㏏가량으로 보고 수소폭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중수소 등을 활용해 원자탄의 폭발력을 증폭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외국의 평가대로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인공지진 규모를 6 이상으로 본 미국 일본 등의 평가대로라면 그 위력이 100㏏이 넘기 때문이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은 “폭발 규모가 약 70kt으로 보인다”고 했고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수소탄 실험이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소폭탄이 이렇게 큰 위력을 낼 수 있는 건 폭발 원리가 원자폭탄과 다르기 때문이다. 수소폭탄은 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할 때 나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한다. 핵분열 원자탄을 1단계 기폭 장치로 사용한 뒤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핵융합 연쇄 반응을 일으키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리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 반응만 이용하는 원자폭탄보다 강한 폭발력을 내는 이유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