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인터뷰] 김동연 "컨트롤타워 역할 문제 없다"…자신감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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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토론 거쳐 한목소리 내고 있어"
탈권위, 적극적 소통 행보 눈길…솔직한 페이스북 활동도 화제
정책팀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입지전적의 '고졸 신화'로 유명하다.
그의 남다른 성장 배경은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독한 성실함으로 성공한 '일벌레'라는 선입견을 만들기도 했다.
개방적인 소통을 즐길 줄 알고 이를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그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선입견과도 관련이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부총리로서 경제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통·조정 역할에 대해 남다른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주무부처에는 소관 업무에 대한 오너십을 주면서도 경제 정책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진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각 부처 장관들과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경제현안 간담회를 2주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경제현안 간담회는 과거 서별관 회의를 대체한 것으로 의결 과정을 거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등과 같은 공식 회의체보다 무게감은 덜하다.
하지만 현안에 따라 부총리를 제외한 참석자들이 수시로 바뀌는 '부총리 중심의 간담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현안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이 과정에서 신중하고 정제된 정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과거 서별관회의에 드리워진 '밀실회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경제현안 간담회는 의결 절차가 없는 데다 비공개로 열리기 때문에 그 역할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종종 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현안 간담회 자체가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부총리는 취임 초 청와대 참모진과 정치인 출신 장관에 둘러싸여 정책 결정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김 부총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격식 없이 부처 칸막이를 넘나드는 토론이다.
김 부총리는 "경제 부처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밖으로는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의 이런 철학은 지금까지 '늘공(늘 공무원의 줄임말)'인 전문관료들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미덕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저녁 번개 자리를 마련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양 기관 수장의 만남은 김 부총리가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벌써 세 번째였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 수장 간 만남으로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 등이 빚어진 사례가 많아 양 기관 모두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잦은 만남이다.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조계종, 천주교계 등을 직접 방문하며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모습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총리의 페이스북 소통도 눈길을 끈다.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틈을 내 일주일에 한두 번씩 페이스북을 통해 부총리로서 일상과 함께 개인적인 얘기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탈권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최근 이삿짐을 싸면서 정리한 책 20여권과 자신이 저술한 '있는 자리 흩트리기' 22권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책을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책을 함께 읽고 나눈다는 마음으로 책을 보냈다"고 썼다.
그의 적극적인 소통 이면에는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 정도로 집안이 어려웠지만 야간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경제부처에서 부총리까지 오른 그의 성공기는 이런 열린 소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남다른 성실성을 갖췄던 그였지만 그렇다고 '열심히'만을 강조하는 꽉 막힌 공무원도 아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기계적 근면성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로 평가받는 조직 문화 형성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개방적인 조직 분위기, 주말 휴식·휴가 장려를 통한 재충전과 일·가정이 양립하는 조직 문화를 늘 강조하며 부하 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틈날 때마다 독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최근 여름휴가 기간에 출근해 업무를 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 "그때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며 정무직 공직자라면 그런 상황에서 당연한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일을 최소화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에게 벽을 허무는 소통은 곧 사회의 희망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 직전 아주대 총장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했던 만큼 청년 실업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단순히 고용문제에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계층 간 이동 기회가 곳곳에 만들어져야 청년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총장 때 저소득층에 해외 유학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사회적 이동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한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도전하는 '유쾌한 반란'을 많이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ock@yna.co.kr
탈권위, 적극적 소통 행보 눈길…솔직한 페이스북 활동도 화제
정책팀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입지전적의 '고졸 신화'로 유명하다.
그의 남다른 성장 배경은 대중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을 했지만 반대로 독한 성실함으로 성공한 '일벌레'라는 선입견을 만들기도 했다.
개방적인 소통을 즐길 줄 알고 이를 통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그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런 선입견과도 관련이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부총리로서 경제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통·조정 역할에 대해 남다른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주무부처에는 소관 업무에 대한 오너십을 주면서도 경제 정책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제가 진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각 부처 장관들과 현안에 대해 자유롭게 논의하는 경제현안 간담회를 2주에 한 번꼴로 열고 있다.
경제현안 간담회는 과거 서별관 회의를 대체한 것으로 의결 과정을 거치는 경제관계장관회의 등과 같은 공식 회의체보다 무게감은 덜하다.
하지만 현안에 따라 부총리를 제외한 참석자들이 수시로 바뀌는 '부총리 중심의 간담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부총리가 컨트롤타워가 돼 현안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이 과정에서 신중하고 정제된 정책을 찾겠다는 취지다.
과거 서별관회의에 드리워진 '밀실회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경제현안 간담회는 의결 절차가 없는 데다 비공개로 열리기 때문에 그 역할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 부총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이 종종 논란에 시달리는 것은 부총리가 이끄는 경제현안 간담회 자체가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부총리는 취임 초 청와대 참모진과 정치인 출신 장관에 둘러싸여 정책 결정을 주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김 부총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격식 없이 부처 칸막이를 넘나드는 토론이다.
김 부총리는 "경제 부처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밖으로는 한목소리를 내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의 이런 철학은 지금까지 '늘공(늘 공무원의 줄임말)'인 전문관료들에게서 보기 힘들었던 미덕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국회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저녁 번개 자리를 마련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양 기관 수장의 만남은 김 부총리가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벌써 세 번째였다.
재정당국과 통화당국 수장 간 만남으로 한은의 통화정책 독립성 논란 등이 빚어진 사례가 많아 양 기관 모두 신중하게 진행하는 것이 통상적이었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으로 잦은 만남이다.
내년 종교인 과세 시행을 앞두고 조계종, 천주교계 등을 직접 방문하며 정책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모습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총리의 페이스북 소통도 눈길을 끈다.
그는 바쁜 일정 중에도 틈을 내 일주일에 한두 번씩 페이스북을 통해 부총리로서 일상과 함께 개인적인 얘기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탈권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최근 이삿짐을 싸면서 정리한 책 20여권과 자신이 저술한 '있는 자리 흩트리기' 22권을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책을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는 것도 즐거운 일이라며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책을 함께 읽고 나눈다는 마음으로 책을 보냈다"고 썼다.
그의 적극적인 소통 이면에는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배어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청계천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 정도로 집안이 어려웠지만 야간대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해 명문대 출신이 즐비한 경제부처에서 부총리까지 오른 그의 성공기는 이런 열린 소통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남다른 성실성을 갖췄던 그였지만 그렇다고 '열심히'만을 강조하는 꽉 막힌 공무원도 아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기계적 근면성이 아니라 업무의 성과로 평가받는 조직 문화 형성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개방적인 조직 분위기, 주말 휴식·휴가 장려를 통한 재충전과 일·가정이 양립하는 조직 문화를 늘 강조하며 부하 직원들의 휴가 사용을 틈날 때마다 독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최근 여름휴가 기간에 출근해 업무를 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에 대해 "그때 꼭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며 정무직 공직자라면 그런 상황에서 당연한 것"이라며 "불요불급한 일을 최소화하는 등 직원들의 업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에게 벽을 허무는 소통은 곧 사회의 희망이다.
김 부총리는 취임 직전 아주대 총장으로 대학생들과 함께 했던 만큼 청년 실업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단순히 고용문제에서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계층 간 이동 기회가 곳곳에 만들어져야 청년들이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총장 때 저소득층에 해외 유학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사회적 이동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제고한다는 것을 체감했다"며 "젊은이들이 꿈을 갖고 도전하는 '유쾌한 반란'을 많이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oc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