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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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 시대를 이끈 정보기술(IT)주가 올 가을 수확기 투자자들을 웃게할 수 있을까.

올해 증시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IT주들은 지난달 후반 최고가를 경신한 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8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증시 전문가들은 9월 포트폴리오에 IT주를 빼는 것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실적 측면에서 여전히 돋보이는 경쟁력을 갖춘 만큼 대외변수가 대기한 증시에서 차별화될 수 있고, 향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재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지수는 이달 들어 1.34% 하락(30일 종가 기준)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26%)을 하회했다.

'슈퍼 호황'을 맞은 반도체 업황의 고점 우려와 함께 주가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이에 더해 북핵 리스크로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IT주로 집중됐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달 한달간 전기전자 업종에 대해 2조 가까이(1조9812억원) 순매도에 나서 관련 종목 주가 발목을 잡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9월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시 IT주를 필수 편입군으로 꼽고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수 중심의 국내 경기개선에 대한 기대가 약화돼 내수업종의 반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여건이 양호한 만큼 다음달 IT, 소재, 산업재 등이 시장 수익률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 역시 "중장기 비중확대 업종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고 이익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는 업종"이라며 "이에 해당되는 업종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화학, 증권, 은행"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상반기보다 약화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종목별 실적 추이에 따라 주가 향배가 갈릴 수 있다고 당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IT주 가운데 최근 3분기 영업이익이 상향 조정된 종목은 SK하이닉스(15.6%), 삼성SDI(3.1%), 삼성전기(6.2%)가 꼽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근 한달 사이에도 3분기 이익 전망치가 2.0% 상향 조정되며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예견되고 있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8월 들어 3분기 영업이익이 소폭(-0.3%) 하향 조정됐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디스플레이패널(DP)과 IM(IT모바일) 사업부의 실적이 약화되면서 3분기 최대 실적 경신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조431억원으로 2분기(14조665억원)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0.05% 증가한 수치다.

법원이 지난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약화됐지만 실적과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패널가격 하락 등이 반영되며 3분기 들어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6.9% 하향 조정됐고, LG이노텍(-6.9%), LG전자(-7.3%)의 3분기 실적 전망치도 뒷걸음질쳤다.
자료=미래에셋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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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