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 방식…규모 3천억∼5천억원 예상
中 사드 보복 6개월째…피해 규모만 5천억 넘어


롯데마트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에 따른 운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긴급 운영자금을 추가로 수혈한다.

롯데마트는 31일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가 중국 금융기관에서 차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롯데마트의 2차 운영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홍콩 롯데쇼핑 홀딩스는 중국 롯데마트 법인과 중국 롯데백화점 법인을 소유한 중간지주사다.

추가 차입 규모는 3천억∼5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는 차입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차입 규모와 금리 등 자금 조달 세부조건은 오늘(31일) 중 결정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1차로 증자와 차입 등으로 긴급 운영자금 3천600억원을 조달했으나 최근 이 자금이 바닥나면서 추가 조달을 결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애초 3월 긴급 수혈한 3천600억원의 운영자금이 이달까지 모두 소진돼 추가 차입을 결정했다"며 "운영자금을 추가 차입한 만큼 연말 정도까지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3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재 112개에 달하는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중 87개 점포의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중국의 사드 보복 분위기에 편승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지면서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 매출도 80%나 급감했다.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압박으로 지금까지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약 5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롯데마트의 피해액은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마트 중국 점포의 영업은 사실상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현지 노동법상 매장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현지인 종업원들의 임금을 정상 임금의 70% 안팎 수준에서 계속 지급해야 하고 매장 임차료나 상품대금도 매달 줘야 한다는 것이 롯데마트의 고민이다.

롯데마트가 현지 종업원 임금과 임차료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은 월평균 9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초 이달 열릴 예정이던 한중 정상회담에서 뭔가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기대했으나 이런 기대마저도 무산된 상황"이라며 "사드 추가배치로 중국의 보복이 장기화한다면 내년 평창 올림픽 이전에는 정상화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