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CAR-T 치료제 티사젠렉류셀(CTL019)을 판매 허가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킴리아(Kymriah)라는 이름으로 판매된다. 허가된 치료제 적용 대상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에 걸린 어린이와 25세 이하 성인이다. 약가는 치료 횟수당 47만5000달러(약 5억3000만원)로 책정됐다.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T세포를 변형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치료제다. 환자에게서 T세포를 추출한 다음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한 후 다시 환자 몸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다른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의 손상은 줄이면서 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킴리아도 임상시험에서 다른 치료법이 듣지 않거나 골수이식이 불가능한 환자들 중 83%에서 개선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5억원이 넘는 비싼 가격 탓에 범용화하는 데 제약이 많을 것이라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환자 개인에 맞춰 CAR-T 치료제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유전자 조작 및 세포 배양 등에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것은 가격을 낮추기가 어려운 요인으로 꼽힌다. 또 이를 만들 수 있는 시설이 제한적이라는 것도 걸림돌이다. CAR-T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은 미국에서도 몇 안 된다.
노바티스의 고민은 어떻게 많은 환자들을 CAR-T 치료제에 접근하게 하느냐다. 노바티스는 이를 위해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제도)가 적용되는 환자 중 한 달 안에 효과가 나타나는 환자에 한해 돈을 받을 계획이다. 사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는 CAR-T 치료제를 처방받는 데 드는 교통비, 숙박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꿈의 항암제라고 불리는 CAR-T 치료제지만 한계도 있다. CAR-T 치료제는 아직까지 혈액암에서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간암, 대장암 등 장기와 관련된 고형암에서는 아직까지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노바티스는 폐암, 뇌암 등에 적용할 수 있는 CAR-T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노바티스는 아니었지만 카이트파마, 쥬노테라퓨틱스 등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다른 업체가 시행한 임상시험에서는 사망자가 나오면서 안전성 문제도 제기됐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