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거듭하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다음달 초까지 북한의 건국절, 유럽중앙은행 회의 등이 예고돼 있어 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락장 속 외국인이 담는 종목은

29일 코스피지수는 5.56포인트(0.23%) 떨어진 2364.74에 마감했다. 이날 새벽 북한이 일본을 통과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에 개장 초 2230선까지 밀렸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6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208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보기술(IT)과 금융주를 집중 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1000원(0.04%) 내린 230만4000원에 마감했다. 외국인들이 64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장중 230만원 선이 깨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다. LG전자(-2.49%) SK하이닉스(-0.44%) 등도 떨어졌다.
IT·금융주 판 외국인… 제약·배당주 샀다
신한금융지주(-1.50%) KB금융지주(-1.23%) 등 금융주들의 하락세도 가팔랐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 호조와 금리 인상 기대감 덕에 상승세를 유지해온 금융주의 조정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녹십자홀딩스(4.52%) 환인제약(4.45%) 등 제약업종을 담았다. 그동안 낙폭이 커 주가가 바닥을 다졌다는 판단에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제약업종은 지난 몇 달간 조정을 받아 가격이 싸진 데다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볼 만한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에쓰오일(2.50%)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은 한화케미칼(0.43%)에 대한 매수세도 이어졌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철강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라며 “IT에서 차익을 실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량주 중심으로 순환 매수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다음달 말 반등 전망

전문가들은 다음달 말부터 코스피지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 리스크, 선진국 금리 인상 등 대외변수가 해소되고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52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분기 기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사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기업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며 “북한 리스크 등으로 억눌린 주가가 4분기 전후로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폭과대주와 실적주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만큼 조정기는 저가 매수 기회”라며 “2300선 아래로 떨어지면 IT 금융 등 조정을 많이 받은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사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영연/김동현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