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거리는 가벼운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소설이 제격일 듯하다. 프랑스 작가 니콜라 바로의 장편소설 파리는 언제나 사랑(마시멜로)이다. 파리의 예쁜 선물가게 여주인과 미국인 변호사가 의문의 동화책 저자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로잘리는 파리의 선물가게 ‘루나루나’의 주인이다. 밝은 성격인 그의 특기는 손님들에게 예쁘고 독특한 ‘소원카드’를 그려주는 것. 모두가 그녀가 만든 소원카드를 좋아했지만 정작 카드를 그리는 로잘리 자신의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한 노신사가 가게에 찾아오면서 그녀의 소원카드도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그녀를 찾아온 노신사는 유명한 동화작가 막스 마르셰. 로잘리의 그림이 마음에 든 마르셰는 자신의 새 동화 ‘파란 호랑이’의 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뉴욕의 잘생긴 변호사 로버트 셔먼이 파리로 여행을 왔다가 로잘리 가게에 진열된 동화책 ‘파란 호랑이’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셔먼의 어머니가 어린 시절 그에게 읊어주던 ‘파란 호랑이’ 이야기는 어머니가 그를 위해 지어준 이야기였다. 그는 마르셰와 로잘리가 어머니의 작품을 훔쳐갔다며 소송을 걸겠다고 경고한다. 그러다 마르셰와 로잘리는 우연한 기회에 어머니가 셔먼에게 유품으로 남긴 파랑 호랑이 원고와 마르셰가 로잘리에게 사인해준 책에 모두 ‘R에게’라고 적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작품의 진짜 저자가 누구인지 함께 찾아나가면서 둘은 사랑을 싹틔운다.

이 소설은 ‘판타지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 여주인공은 밝고 순수하다. 남주인공은 잘생겼고 직업이 좋다. 줄거리 역시 심각하지 않다. 가볍다. 거기에 ‘꽉 닫힌 해피엔딩’이다. 어찌 보면 유치할 수 있는 스토리다.

그러나 그 덕분에 오히려 읽는 내내 달달한 솜사탕을 입에 문 듯한 기분이 든다. 소설 분위기의 7할은 주인공 로잘리가 이끌어간다. 당차면서도 사랑스러운 그녀의 거침없는 행동과 말투 덕분에 기분이 싱그러워진다. 남녀 주인공이 천천히 가까워지며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장면들에선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간지러워질 것이다. 어차피 독자마다 가진 사랑의 판타지 역시 유치한 것일 테니까.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