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100% 초과 인원 추정…연령별로는 30대 DSR 급등
정세균 국회의장 "연체 우려 커져…맞춤형 대책 시급"


매년 갚아야 할 빚이 소득보다 많은 채무자가 118만명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22일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나이스(NICE)평가정보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100%를 넘는 채무자는 118만명으로 추산됐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상호금융,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개인명의로 받은 대출을 분석한 결과다.

신용등급 미산출자와 7년 이상 금융채무불이행자의 대출은 제외됐다.
소득으로 빚 못갚는 채무자 118만명… 3년반새 38만↑
여기에서 DSR는 채무자의 연간 원리금(원금과 이자) 상환 추정액을 연간 소득 추정액으로 나누고 100을 곱한 값이다.

원리금 상환액은 만기, 금리 등을 추정하고 균등분할상환을 가정했으며 소득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나이스평가정보 모형을 통해 추정했다.

DSR가 100%를 넘는다는 것은 채무자가 한마디로 소득으로 빚을 모두 갚을 수 없다는 얘기다.

채무자가 그동안 모아둔 자산이 있을 수 있지만 채무상환능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DSR가 100%를 넘는 채무자는 2013년 말 72만명에서 2014년 말 80만명, 2015년 말 97만명, 2016년 말 111만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말과 올해 6월을 비교하면 3년 6개월 동안 38만명(47.5%)이나 불어난 것이다.

DSR가 60% 초과∼100% 이하 채무자도 2014년 말 129만명에서 올해 6월 171만명으로 42만명(32.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돈 빌리기가 쉬워지자 주택 마련, 생활비 등에 쓰려고 무리하게 빚을 내는 가계가 급증했다.

금융사들 역시 개인의 소득 수준을 크게 따지지 않고 대출해준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으로 빚 못갚는 채무자 118만명… 3년반새 38만↑
전반적인 DSR도 가파른 상승세다.

올해 6월 말 기준 채무자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3천719만원, 연평균 원리금 상환액은 1천330만원이다.

평균 DSR는 35.7%로 2014년 말(31.3%)보다 4.4% 포인트 올랐다.

연령별 DSR를 보면 지난 6월 70대 이상이 55.5%로 가장 높고 30대(39.2%), 40대(35.7%), 60대(34.8%), 50대(34.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채무자의 DSR는 3년 6개월 동안 6.9% 포인트나 상승했다.

직장 초년생이 많은 젊은층이 집을 사려고 대출을 많이 받은 탓으로 보인다.

DSR가 높은 채무자는 앞으로 금리 인상 등 여건 변화가 생기면 충격을 받아 연체률이 높아질 위험이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소득보다 원리금상환액이 더 빨리 증가하면서 연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추정소득보다 추정원리금상환액이 더 많은 채무자가 118만 명에 달하는 만큼, 이들이 연체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맞춤형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채무자는 모두 1천857만명이고 이들이 보유한 채무액은 1천439조원, 1인당 부채는 7천747만원으로 파악됐다.
소득으로 빚 못갚는 채무자 118만명… 3년반새 38만↑
이는 한국은행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가계신용(올해 3월 말 기준 1천360조원) 통계와 기준이 다르다.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는 한국은행과 달리 개인이 사업 목적으로 빌린 돈을 포함하고 있다.

또 가계신용에는 결제하지 않은 신용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이 들어가지만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는 판매신용을 포함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