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흥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시흥캠퍼스 현장에 토사가 반입되는 등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됐으며 연약 지반 처리 공정률이 12%를 보이고 있다. 다음달 현장사무실을 차리고 10월에 홍보관을 설치하는 등 본격화한다.
조선해양플랜트 인력 양성을 위해 서울대와 시흥시, 대우조선해양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험수조 연구센터 공정률도 20%를 돌파했다. 사범대 교육협력지원센터도 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는 시흥캠퍼스 건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학교 측 판단 때문이다. 지난 한 달간 진행된 6차례 시흥캠 협의회에서 대학본부는 학내 의견수렴 부족 등 문제를 인정하면서도 "대외적 공신력과 시흥 주민들을 고려할 때 철회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근관 서울대 기획처장은 시흥캠 협의회가 끝난 뒤 "서울대가 국가의 미래가 달린 사업을 일부 학생의 반대 때문에 접을 수 없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신 학교는 학생 반발을 감안해 시흥캠퍼스 건립에 학생들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학생들 반응은 차갑다. 총학생회는 "협의회를 통해 대학본부가 명확한 재정·시설계획 없이 시흥캠퍼스를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반발했다. 학생 징계 백지화도 총학생회 측 요구 사항이다.
본관 재점검 가능성도 열어뒀지만 실행 가능성은 떨어진다. 학교 측과 장기간 충돌을 빚으면서 '투쟁 동력'이 떨어진 데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앞서 열린 시흥캠 협의회에서는 학부생 대표 사이에 이견이 생겨 자연대 학생회장 도모 씨가 대표에서 사퇴했다. 도 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를 전제로 한 요구안을 작성해 협의회에 제출하자는 안건을 냈으나 부결되면서 사퇴를 결심했다"는 글을 올렸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라는 학생측 방침에 균열이 생긴 가운데 서울대 시흥캠 조성공사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 서울대 관계자는 "조선해양플랜트, 사범대 교육협력지원센터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라며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