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보고 끝으로 국정개혁 돛 올린 문재인 정부… '이젠 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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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인수위원 280여명 참석…대통령·장관·수석이 직접 답변
'아재개그' 장하성 정책실장 유머 감각으로 분위기 띄워
김정숙 여사도 참석…"초심 잃지 않고 당신을 지키겠다" 문재인 정부는 20일 출범 후 100일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국정개혁의 돛을 높이 올렸다.
지난 17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성과와 향후 구상을 소상히 밝혔던 문 대통령이 이날 새 정부의 '백일잔치'격인 대국민 보고대회를 통해 지난 100일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음을 천명한 것이다.
지난 100일이 국정개혁의 설계도를 그리고 기초를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대국민 보고대회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실행'의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국민인수위원회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여러 면에서 파격이었다.
우선 장소 선정부터가 그랬다.
외국의 정상 등 귀빈을 모시는 시설이자 일반 국민들은 평생 한 번 가보기도 힘든 청와대 영빈관이 선택됐다.
이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새 정부가 국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한 행사임에도 대통령의 권위를 살리기 위한 별도의 의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귀빈을 모시고 장중한 행사를 여는 데 사용돼온 청와대 영빈관은 마치 콘서트장이 된 듯했다.
식전행사로 대중가수의 공연이 펼쳐지자 중앙행정부처의 장관과 청와대 참모 등 고위 공직자들도 일반시민과 마찬가지로 손뼉을 치고 웃음을 보였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청와대 3실장 중 한 명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해 분위기를 띄웠다.
장 실장은 '아재 개그의 대명사'라는 고민정 부대변인의 소개에 "체면이 말이 아니다.
너무 심각하게 회의를 해서 아재 개그를 좀 했더니 그게 잘 통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 실장은 "대통령께서도 '처음에는 이분이 왜 이래' 하는 표정이더니 요즘은 회의 시작 전에 제 개그를 기다리는 것 같다"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0여 일간 운영된 국민인수위원회에 가장 많이 접수된 질문에 관계부처의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직접 답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질문자는 국민인수위원회에서 소통위원으로 활동한 홍서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소장,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해당 질문을 직접 제기한 시민 중 선발됐다.
홍서윤 소장의 '장애인도 모든 사람이 건축·환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우리도 1997년부터 관련법을 만들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반드시 이번 정부를 마치기 전까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유지혜 씨가 동영상을 통해 '엑티브엑스 등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금지해 달라"고 제안하자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엑티브엑스를 없애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관련 부처와 잘 협의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불편하지 않도록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위례신도시 주민 최혁재 씨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행정구역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자 "행정구역과 생활구역이 불일치하는 데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를 더 해달라고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가장 많이 제기된 두 가지 질문에 직접 답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박수를 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자유롭게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했다.
예전에는 청와대 경내행사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에서의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답변을 마치자 사회를 맡은 고민정 부대변인이 객석에 있던 김정숙 여사를 무대 위로 초청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에게 잔소리하시지는 않는가'라고 묻자, 김 여사는 "항상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한다"며 "취임해서 오늘 일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지키고 당신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 수해현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수해마을 이장님이 자기 집은 놔두고 이웃의 가재도구를 먼저 살피신다는 말을 듣고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막상 가보니 너무 처참하고 상처가 깊었다.
손이 천개가 있었다면 천개 가지고 다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객석에서 한 번 더 박수가 나왔다.
이날 행사는 오전 8시부터 정확히 1시간가량 진행됐다.
참석자는 국민제안을 제기한 국민인수위원 9만여명 중 280여 명이 선발됐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이하 수석급 참모들이 전원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
'아재개그' 장하성 정책실장 유머 감각으로 분위기 띄워
김정숙 여사도 참석…"초심 잃지 않고 당신을 지키겠다" 문재인 정부는 20일 출범 후 100일간의 국정운영 성과를 국민에게 직접 알리는 대국민 보고대회를 연 것을 계기로 국정개혁의 돛을 높이 올렸다.
지난 17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통해 그간의 성과와 향후 구상을 소상히 밝혔던 문 대통령이 이날 새 정부의 '백일잔치'격인 대국민 보고대회를 통해 지난 100일과는 차별화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음을 천명한 것이다.
지난 100일이 국정개혁의 설계도를 그리고 기초를 다지는 기간이었다면, 대국민 보고대회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실행'의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날 국민인수위원회의 대국민 보고대회는 여러 면에서 파격이었다.
우선 장소 선정부터가 그랬다.
외국의 정상 등 귀빈을 모시는 시설이자 일반 국민들은 평생 한 번 가보기도 힘든 청와대 영빈관이 선택됐다.
이는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새 정부가 국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내외가 직접 참석한 행사임에도 대통령의 권위를 살리기 위한 별도의 의전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귀빈을 모시고 장중한 행사를 여는 데 사용돼온 청와대 영빈관은 마치 콘서트장이 된 듯했다.
식전행사로 대중가수의 공연이 펼쳐지자 중앙행정부처의 장관과 청와대 참모 등 고위 공직자들도 일반시민과 마찬가지로 손뼉을 치고 웃음을 보였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청와대 3실장 중 한 명인 장하성 정책실장이 특유의 유머 감각을 발휘해 분위기를 띄웠다.
장 실장은 '아재 개그의 대명사'라는 고민정 부대변인의 소개에 "체면이 말이 아니다.
너무 심각하게 회의를 해서 아재 개그를 좀 했더니 그게 잘 통하더라"며 말문을 열었다.
장 실장은 "대통령께서도 '처음에는 이분이 왜 이래' 하는 표정이더니 요즘은 회의 시작 전에 제 개그를 기다리는 것 같다"며 웃음을 끌어냈다.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0여 일간 운영된 국민인수위원회에 가장 많이 접수된 질문에 관계부처의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가 직접 답변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질문자는 국민인수위원회에서 소통위원으로 활동한 홍서윤 장애인여행문화연구소 소장,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해당 질문을 직접 제기한 시민 중 선발됐다.
홍서윤 소장의 '장애인도 모든 사람이 건축·환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우리도 1997년부터 관련법을 만들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반드시 이번 정부를 마치기 전까지는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유지혜 씨가 동영상을 통해 '엑티브엑스 등 보안 프로그램 설치를 금지해 달라"고 제안하자 하승창 사회혁신수석은 "엑티브엑스를 없애기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도 "관련 부처와 잘 협의해 가능한 이른 시일 내 불편하지 않도록 해드리겠다"고 답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위례신도시 주민 최혁재 씨가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행정구역에 따른 불편을 호소하자 "행정구역과 생활구역이 불일치하는 데서 발생하는 불편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간 협력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를 더 해달라고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가장 많이 제기된 두 가지 질문에 직접 답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박수를 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자유롭게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했다.
예전에는 청와대 경내행사나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행사에서의 촬영은 허용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답변을 마치자 사회를 맡은 고민정 부대변인이 객석에 있던 김정숙 여사를 무대 위로 초청했다.
고민정 부대변인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에게 잔소리하시지는 않는가'라고 묻자, 김 여사는 "항상 초심을 잃지 말라고 한다"며 "취임해서 오늘 일을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 자신을 지키고 당신을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또 수해현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서는 "수해마을 이장님이 자기 집은 놔두고 이웃의 가재도구를 먼저 살피신다는 말을 듣고 꼭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막상 가보니 너무 처참하고 상처가 깊었다.
손이 천개가 있었다면 천개 가지고 다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객석에서 한 번 더 박수가 나왔다.
이날 행사는 오전 8시부터 정확히 1시간가량 진행됐다.
참석자는 국민제안을 제기한 국민인수위원 9만여명 중 280여 명이 선발됐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이하 수석급 참모들이 전원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기자 kind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