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K옥션 경매에 출품될 조선시대 궁중 화가 이응록의 ‘책가도 8폭 병풍’.
오는 30일 K옥션 경매에 출품될 조선시대 궁중 화가 이응록의 ‘책가도 8폭 병풍’.
국민화가 박수근의 그림, 천경자의 채색화,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유영국의 색면추상화, 조선시대 말 송석 이응록이 그린 ‘책가도 8폭 병풍’,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등 유명 화가들의 고가 작품이 경매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오는 30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경매를 연다. 전체 출품작 203점의 추정가는 130억원에 달한다. 8·2 고강도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처음 여는 미술품 경매 행사여서 올 상반기 80%대를 웃돌던 K옥션의 낙찰률이 계속 이어질지 주목된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번 경매 최고가에 도전하는 김환기의 1968년작 추상화 ‘Sounding 3-VIII-68 #32’다. 김 화백이 1967년 프랑스 파리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이듬해 그린 작품이다. 회색과 노랑, 빨간색의 점과 면들이 나란히 이어지며 더없이 시원한 공간을 연출했다. 추정가는 15억~25억원이다.

박수근의 ‘두 여인’도 추정가 4억8000만~8억원에 나온다. 1963년 반도화랑에서 최초 거래된 이후 개인이 소장하다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드문 작품이다.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담담히 앉아 있는 두 여인의 다정한 포즈가 묘한 울림을 준다.

이중섭의 종이 그림 ‘사슴과 두 어린이’(1억6000만~2억5000만원)를 비롯해 장욱진의 ‘나무’(1억5000만~2억5000만원), 천경자의 1975년 작 ‘여인’(3억2000만~5억원), 단색화가 박서보의 묘법(1억~4억원대),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1억7000만~3억원) 등 억대 작품도 줄줄이 새 주인을 찾는다.

고미술품으로는 조선시대 궁중화가 송석 이응록의 흔치 않은 녹청색 바탕의 책가도 8폭 병풍이 출품됐다. K옥션 측은 “병풍의 8폭 두 번째 단에 ‘이응록인’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며 “어느 하나도 같은 것 없이 배열된 책쌓임이나 그릇의 모습을 통해 뛰어난 조형미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는 10억원부터 시작한다.

이외에 순종 때부터 1924년까지 한국의 근대사를 엿볼 수 있어 사료적 가치가 높은 ‘순종황제 수결훈장증서, 훈공 오등 태극훈장’ ‘이왕가박물관소장품 사진첩 2권 일괄’ 등을 경매에 부친다. 출품작은 30일 오후 5시까지 서울 본사 K옥션 경매장에서 만날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