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특위에 보고서 제출…"중앙집권→지방분권 선언"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개헌을 약속한 가운데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지방분권을 위한 자문보고서를 공식 특위에 공식 제출했다.

이날 보고서의 내용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상당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크지만, 자문위 차원에서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1소위 지방분권분과가 특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문위는 헌법 제1조 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이다'라는 내용을 추가할 것을 제안했다.

이는 고도의 중앙집권 국가에서 지방분권 국가로 이행하는 선언적 의미를 지닌다.

또 지방자치 관련 헌법 조항인 제117조에 "지방정부의 자치권은 주민에 속한다.

주민은 자치권을 직접 또는 지방정부의 기관을 통해 행사한다"는 조문을 넣도록 제안했다.

이 같은 내용은 지방자치권은 중앙정부에 의해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에게 속한다는 선언적 의미라고 자문위는 설명했다.

주민이 지방의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 지방정부 기관에 위임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중앙정부도 주민의 자치권을 존중하도록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현행 헌법에서는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만 규정하고 있다.

자문위는 또 중앙·지방정부 입법권의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외교·국방·국가치안 등 국가존립에 필요한 사무와 금융·국세·통화 등 전국적으로 통일성을 요하는 사업에 대해서만 중앙정부가 입법권을 갖고,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중앙·지방정부가 각각 입법권을 가진다"고 규정하도록 권고했다.

이와 함께 자문위는 "중앙정부의 법률은 지방정부의 법률보다 우선하는 효력을 가진다.

다만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행정관리, 지방세, 주민복리 관련 주택·교육·환경·경찰·소방 등에 대해 중앙정부의 법률과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도록 제안했다.

이밖에 자문위는 현재 국회의 지역 대표성을 강화하기 위해 권역별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상원과 인구비례로 선출하는 하원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처럼 양원제를 도입하자는 취지다.

한편 한국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개헌특위 1소위 회의에서 "개헌특위에서 개헌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정부에 자체 특위를 만들 수도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업무 효율성을 위해 정부가 개헌특위에 개헌안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문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인 만큼 민주당에서 정부안과 동일한 개헌안을 내면 된다"며 "그러면 논의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지방분권·양원제 도입 개헌안 제안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