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공개회의서 바른정당 복당파 중심으로 통합론 터져 나와
혁신위 우향우 우려…지방선거 전략공천 확대 방침에 반발
홍준표 "인위적 통합 부자연스럽다…최고위에서 혁신안 거를 기회 있다"


자유한국당 내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바른정당과의 '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16일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달 3일 취임 이후 국민의 선택에 따른 보수통합을 주장하며 인위적 정계개편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한국당이 이날 오전 개최한 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는 가뜩 수세에 몰린 보수 진영이 분열된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르면 참패가 명약관화한 만큼 인위적으로라도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반론이 터져 나왔다.

특히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다가 대선 직전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은 약속이나 한 듯 통합을 요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우리는 큰집이다.

작은집(바른정당)을 향해서 그러한 명분을 갖고 움직일 때 당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며 당내 설문조사라도 실시해볼 것을 제안했다.

김학용 의원도 "소를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칠 수 있으면 그것이 맞다",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홍일표 의원은 "(지방)선거를 통해서 보수통합이 자연히 될 것이라는 생각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에 남아있던 의원들도 과거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 등 성향과 관계없이 보수통합론이 대세를 이뤘다.

비박계인 강석호 의원은 "지역을 다녀보면 '보수가 갈라져 있는데 문재인 정부 탓만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바른정당은 물론 '태극기 부대'까지 껴안을 방안 모색을 촉구했다.

친박 성향의 윤상현 의원은 "국민 눈에는 한국당이나 바른정당이나 새누리당이나 다 미운 오리 새끼들"이라며 "과거 잘못을 넘어서고 우리 모두 속죄하고 다시 통합하는 것이 보수가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인위적 통합은 오히려 부자연스럽다"며 "선거를 통해서, 국민의 선택을 통해서 자연적으로 정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이 외면을 받으면 선거 과정에서 한국당이 자연스럽게 보수정당의 대표성을 인정받을 것이라는 인식인 셈이다.

그는 이어 "전쟁할 때는 속전속결이 있고 지구전이 있다.

방법의 문제만 남아있을 뿐이지, 통합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분명히 있다"면서 "그것은 지도부에 맡겨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류석춘 위원장이 이끄는 당 혁신위원회 지향점과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홍일표 의원은 "혁신방향은 과거지향적이어선 안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우경화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밖에서 하고 있다"고 중도 공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재중 의원도 "우리가 혁신대상이다.

좀 바꾼다고 되지 않고 국민이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도 높은 혁신을 주문했다.

혁신위원회가 지방선거 공천 때 상향식 공천을 지양하고 전략공천을 확대키로 한 데 대한 반감도 나왔다.

상향식 공천은 지난해 총선에서 김무성 전 대표(현 바른정당 의원)가 주장한 공천제도라는 점 때문인 듯 김 의원과 가까운 의원들이 비판론을 쏟아냈다.

강석호 의원은 "20대 총선을 상향식 공천 때문에 졌느냐, 아니면 '친박 마케팅, 보복공천으로 졌느냐"고 반문하며 상향식 공천이 총선 참패의 한 원인이라는 혁신위 분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김학용 의원도 "상향식 공천을 전략공천으로 되돌리는 것은 한국당을 과거로 회귀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혁신위가 전부 정리한 것을 나중에 최고위에서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며 "최고위 의결을 거쳐 한 번 거를 기회가 있기 때문에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답변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슬기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