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판매 재개, 마트 가보니… 계란 없고 소비자들 여전히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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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판매대에 아직도 과자·견과류·소시지 진열
식당에서 계란말이 사라져…빵집에는 손님 발길 지속
"계란이 판매되더라도 안전한지 100% 믿을 수 없어 당분간 먹지 않을 예정입니다.
"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 모(27·여)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 대형마트는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자 전날 판매를 중단했다가 정부 조사 결과 거래처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지 않자 이날 오후 늦게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했다.
그러나 아직 진열을 못 한 탓인지 계란 판매대에서 계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군고구마 과자, 견과류, 소시지 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은 대부분 아직 계란 판매 재개 소식은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만약 계란이 다시 들어온다고 해도 "당분간 먹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씨는 "정부도 한 농장의 계란을 모두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몇 개만 뽑아서 조사할 텐데 지금 '괜찮다'는 계란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주부 김 모(75·여)씨도 "지난 주말에 산 계란은 유해하다고 나온 것이 아닌데도 모두 다 버렸다"며 "완전식품인 계란을 대체할 다른 식품이 없어 고기를 사야 하나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윤 모(60·여) 씨는 "매일 두고 먹는 계란에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나왔다니 정말 믿고 먹을 음식이 없다"며 "안전한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도 아직은 불안해 사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가 안전하다고 한 계란은 믿고 사먹겠다는 소비자도 있었다.
신 모(71·여·중구) 씨는 "지금까지 계란 수도 없이 먹었는데 아직 멀쩡하다"며 "정부 검사가 끝난 뒤 시중에 나오는 계란은 안전하니까 또 사 먹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식당에서도 계란 반찬이 뚝 끊겼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의 한 한식당에서는 매번 기본 반찬으로 나오던 계란말이가 식탁에서 사라졌다.
이 식당 주인 박 모(51) 씨는 "납품해주는 업체에서 '우리 계란은 안전하다'고 했지만 찜찜해서 잠시 계란말이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계란말이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고 단골손님 일부가 농담으로 '계란말이 정도는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해당 업체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다릴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인근 프랜차이즈 빵집은 여전히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곳에서 계란이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산 이 모(29) 씨는 "이 정도 먹는 거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며 "프랜차이즈 빵집이니까 비교적 안전한 곳에서 계란을 납품받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