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다 前방위상·집권당 간사장대행 등도 찾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의 종전기념일(패전일)인 15일 오전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대리인인 시바야마 마사히코(柴山昌彦) 총재특별보좌를 통해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 대금을 납부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시바야마 총재특보를 야스쿠니신사에 보내 공물의 일종인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대금을 봉납했다.

시바야마 총재특보는 아베 총리로부터 "참배에 갈 수 없어 죄송하다"며 "확실히 참배를 하길 바란다"는 지시가 있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시바야마 총재특보는 "아베 총재의 지시를 받아 희생을 다한 선인의 위령에 애도의 정성을 바치고 평화에 대한 마음을 새롭게 했다"며 "사비로 아베 총재와 나의 다마구시 대금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같은날 아베 총리를 대신해 공물료를 납부한 당시 총재특보는 "(총리로부터) 공물료를 내고 참배를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전사한 분들의 영령에 애도를 표하고 명복을 빌었다"고만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점에 주목, 이날 총재특보를 통해 전해진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학 스캔들로 지지율이 하락한 가운데 우익세력의 결집을 의식, 이전보다 좀더 자신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해 미국과 주변국의 반발을 부른 적이 있다.

아베 총리가 2012년 말 총리 취임 후 패전일에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은 것은 5년 연속이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비하려면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강화가 필요한 데다 다음 달 국교 정상화 45주년을 맞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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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매년 참배를 해온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은 측근을 통해 올해는 참배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내년 자민당 총재선거에 나가 차기 총리를 노리는 상황에서 한국,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여야 의원 수십 명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이들은 매년 종전기념일과 야스쿠니 신사 봄ㆍ가을 제사 때 신사를 참배해왔다.

지난해 종전기념일에는 국회의원 67명이 직접 참배했으며 102명이 대리인을 보내 참배하게 했다.

이날 집권 자민당에선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간사장대행,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수석 부간사장이 오전에 참배했다.

또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전 방위상이 회장을 맡고 있는 자민당 내 보수파 그룹 '전통과 창조회'도 야스쿠니 신사를 찾았다.

야스쿠니 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약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곳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에 따라 교수형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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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김정선 김병규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