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들이 입학금 전면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대입 전형료 인하에 이어 또 한 번 국·공립대가 앞장서면서 사립대 동참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사립대들은 “정부 재정이 직접 투입되는 국·공립대와는 속성이 다른데 마치 사립대에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4년제 국·공립대 총장들 모임인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는 오는 17일 서울대에서 회의를 열어 입학금 폐지, 전형료 인하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협의회장인 윤여표 충북대 총장은 “논의해봐야겠지만 국·공립대가 사회적 책무성 차원에서 학생, 학부모 부담 경감에 노력하자는 공감대는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립대의 1인당 평균 입학금은 14만9500원으로, 총 입학금 111억원은 국립대 재정 수입의 0.3%에 그쳤다.

문제는 사립대다. 1인당 평균 입학금은 77만3500원으로, 국립대의 다섯 배 수준이다. 한 사립대 보직교수는 “국·공립대를 지렛대 삼아 사립대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며 “등록금이 몇 년째 묶여 있는데 전형료와 입학금까지 내리라고만 하면 사립대는 정말 힘들어진다”고 호소했다.

교육부는 이미 지난달 입학금 규모순 상위 25개 대학 기획처장을 불러 ‘입학금 단계적 폐지’를 주문했다. 국정과제에도 포함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명확한 근거 없이 입학금을 징수했다고 지적받는 부분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