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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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모 씨(46)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 발표 후 고민이 커졌다. 자녀가 어려워하는 물리·화학 등이 담긴 '통합과학'이 내년 고교 교육과정에 신설되고 수능 과목에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수능 절대평가로 내신 중요성이 커졌다.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내신에 불리할 것 같아 아이를 방학 동안 통합과학 학원에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수능 개편 시안을 공개하면서 현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2개 시안 가운데 어느 쪽이 되든 절대평가가 확대돼 내신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은 절대평가 시행이 확정됐다.

당장 내년부터 이 과목으로 내신 시험을 치러야 하는 예비 고1 학생·학부모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 과목 안에 여러 내용이 들어가 학습 부담에 대한 우려가 많다. 통합사회는 경제·지리·사회문화·윤리 등 기존 사회 과목이, 통합과학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등 기존 과학 과목이 하나로 합쳐진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수능에서는 1개 과목으로 출제된다 해도 학생 입장에서는 기존에 여러 과목으로 나눠 배우던 분량이라 공부 분량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화된 개편안을 반영한 교과서가 아직 없는 점도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핵심 개념과 주요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졌으나 세부 내용은 불투명해 갈피를 못잡는 학생·학부모가 많다.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는 올 11월, 구체적 수능 출제 범위와 문항 수는 내년 2월에 공개된다.

난이도를 예상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우려 요인이다. 교육부는 "고1 수준으로 쉽게 출제하겠다"고 밝혔지만 신설 과목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기존에는 문과 학생들이 과학 과목을 '버리는 카드'라고 인식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번 개편으로 인해 과학도 쉽게 버릴 수 없게 됐다.

이들의 불안감을 반영하듯 아직 교과서도 나오지 않았지만 서울 대치동 등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관련 강의가 개설됐다. 중3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특히 화학이나 물리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아 강남 학원가에서는 선행학습을 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강남에 위치한 A학원은 이미 지난달 통합사회·통합과학을 대비해 총 9개 반을 개설했다. B학원 역시 온·오프라인으로 통합과학 수업을 진행 중이다.

C학원 관계자는 "통합사회·통합과학 도입으로 최상위권 학생 중심으로 통합과학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특히 개학을 앞둔 이번 겨울 방학에 수요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D학원 관계자 역시 "강사들도 강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교육비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된 학부모들은 울상이다. 한 학부모는 "지금도 아이를 대치동 수학학원에 보내는데 한 달에 40만 원씩 쓴다. 상대평가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국어에 신설 통합사회·통합과학까지 공부시키려면 월 200만 원 가까이 나갈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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