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큐! IPO]직원 6명의 바이오벤처, 8개 VC서 러브콜 받은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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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기업에 쌈짓돈을 덜컥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경닷컴>은 '깜깜이 투자'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비상장 기업을 찾아가 투자자들 대신 질문(Question)하고 기업공개(IPO) 계획, CEO 인터뷰,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이유 등 투자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보에 대해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하는 '레디 큐! IPO'를 만들었다. 투자자들이 공모주 청약에도 참고할 수 있도록 청약 시기에 맞춰 주요 내용을 업데이트해 나갈 계획이다. [편집자주]
직원이 6명뿐인 바이오 벤처기업 브릿지바이오는 작지만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약 171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핫한 기업이다. 브릿지바이오가 금융투자업계에서 떠오른 비결은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의 전문성과 개발에만 집중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KTB네트워크 등 8개 국내 VC들로부터 총 145억원의 시리즈 A 투자금을 받았다.
KTB네트워크 H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각각 20억원, 라이프코어파트너스가 15억원, 인터베스트가 1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KB증권이 2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엔젤투자까지 합쳐 현재까지 브릿지바이오가 확보한 투자금은 약 171억원에 달한다.
VC들은 브릿지바이오에 투자한 가장 큰 원인으로 이 대표 등 회사 구성원들의 경력을 꼽았다. 이 대표를 포함한 직원 6명 모두 15년 이상 업계에서 일한 전문가들이다. 최주현 브릿지바이오 연구개발부문 총괄 박사는 LG화학 연구팀장, 한국 사노피 등에서 일했다. 강상욱 파트너는 미국 국립 암센터 연구원, 부광약품, 유유제약 등에서 연구팀장을 역임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개발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둘 다 갖춘 인재라는 평가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이 대표는 LG화학(옛 럭키화학) 출신으로 브릿지바이오 이전에 두번의 창업 경험이 있다"며 "국내 기업과 다국적 제약사들의 사업자문을 하는 등 시장을 볼 줄 알고, 관련 네트워크를 가진 흔치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5년간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LG화학(옛 럭키화학) 제약 부분 연구원 생활을 시작으로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LG화학에서 기술이전 등을 담당하는 사업 기획 부분 일을 맡았다. 2000년에는 바이오 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를 공동창업했고, 2008년에는 렉스바이오를 창업했다. 이후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제약사들의 사업 자문을 했다.
제약사들의 사업 자문을 할 당시 이 대표는 다양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2014년에는 다국적 제약사인 BMS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올리패스를 연결시키고,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러한 이 대표의 능력은 브릿지바이오의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과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외부에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개발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회사다.
이 대표가 쌓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물질의 시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떤 물질이 다국적 제약사에 팔릴만한 물질인지 아는 것이다.
김지현 라이프코어파트너스 대표는 "이 대표는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성 있는 물질을 알아보는 선구안이 있다"며 "벤처 투자를 할 때 기본이 되는 것이 경영진의 비지니스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임 전무는 "국내에 좋은 기술이 있어도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가 없다면 이를 알릴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오랜 시간 다국적 제약사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고 했다.
국내에 몇 없는 NRDO 기업이라는 것 역시 VC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NRDO는 신약 연구개발(R&D) 과정 중 초기 비용과 시간이 많이드는 연구 단계를 직접 수행하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 필요없이 중간에 다국적 제약사에게 기술이전하기 때문에 직접 치료제를 상용화 하는 것보다 수익을 빠르게 낼 수 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미국 등 해외에서는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NRDO 모델을 많이 적용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브릿지바이오, 큐리언트,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등 몇몇 기업만 이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임 전무는 "기존 바이오벤처 기업의 경우 대표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한계에 갇칠 수 있다"며 "NRDO 기업의 경우 시장 경쟁력이 있는 제품만을 확보할 수 있어 차별화 된다"고 했다.
NRDO는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분석도 나온다. 물질을 일정 단계까지만 개발한 뒤 다른 제약사 등에 기술이전하기 때문이다.
신약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약의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반드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3상까지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임상시험 단계가 진행될수록 비용이 곱절로 늘어난다. 시험 대상 인원과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임상시험 1상에 100억원이 든다면 3상에는 이의 10배의 비용이 든다.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 수 없는 이유다.
김 대표는 "기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겪고 있는 비용 문제 등의 한계를 NRDO 비즈니스 모델로 풀었다"며 "상대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는 체계"라고 평했다.
투자 심사역들은 브릿지바이오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들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회사는 현재 'BBT-401' 물질을 이용해 궤양성대장염 치료제와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또 오토택신 저해물질로 폐섬유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의 경우 수요는 많지만 아직 이를 충족시키는 의약품이 없는 분야"라며 "브릿지바이오의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치료제 시장 규모는 80억 달러(약 9조1640억원)에 이른다. 기존 치료제들은 염증은 억제하지만 궤양 상처를 치료하지 못한다. 그러나 BBT-401은 둘 다 치료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말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임상시험 1상 승인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FDA에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임상시험 1상과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시험 1상 IND를 낼 계획이다.
임상시험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회사는 내년 3~4분기께 코스닥 시장을 상장할 방침이다.
※ 바이오브릿지가 궁금하다면 ☞ 개발만 하는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혁신신약으로 빅파마 공략"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KTB네트워크 등 8개 국내 VC들로부터 총 145억원의 시리즈 A 투자금을 받았다.
KTB네트워크 H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각각 20억원, 라이프코어파트너스가 15억원, 인터베스트가 1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KB증권이 20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엔젤투자까지 합쳐 현재까지 브릿지바이오가 확보한 투자금은 약 171억원에 달한다.
VC들은 브릿지바이오에 투자한 가장 큰 원인으로 이 대표 등 회사 구성원들의 경력을 꼽았다. 이 대표를 포함한 직원 6명 모두 15년 이상 업계에서 일한 전문가들이다. 최주현 브릿지바이오 연구개발부문 총괄 박사는 LG화학 연구팀장, 한국 사노피 등에서 일했다. 강상욱 파트너는 미국 국립 암센터 연구원, 부광약품, 유유제약 등에서 연구팀장을 역임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개발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둘 다 갖춘 인재라는 평가다.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는 "이 대표는 LG화학(옛 럭키화학) 출신으로 브릿지바이오 이전에 두번의 창업 경험이 있다"며 "국내 기업과 다국적 제약사들의 사업자문을 하는 등 시장을 볼 줄 알고, 관련 네트워크를 가진 흔치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5년간 바이오제약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LG화학(옛 럭키화학) 제약 부분 연구원 생활을 시작으로 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LG화학에서 기술이전 등을 담당하는 사업 기획 부분 일을 맡았다. 2000년에는 바이오 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를 공동창업했고, 2008년에는 렉스바이오를 창업했다. 이후 국내외 바이오 기업과 제약사들의 사업 자문을 했다.
제약사들의 사업 자문을 할 당시 이 대표는 다양한 다국적 제약사들과 함께 작업을 했다. 2014년에는 다국적 제약사인 BMS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올리패스를 연결시키고,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러한 이 대표의 능력은 브릿지바이오의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과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브릿지바이오는 외부에서 신약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도입해 개발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회사다.
이 대표가 쌓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물질의 시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떤 물질이 다국적 제약사에 팔릴만한 물질인지 아는 것이다.
김지현 라이프코어파트너스 대표는 "이 대표는 네트워크와 경험을 기반으로 시장성 있는 물질을 알아보는 선구안이 있다"며 "벤처 투자를 할 때 기본이 되는 것이 경영진의 비지니스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임 전무는 "국내에 좋은 기술이 있어도 다국적 제약사와의 네트워크가 없다면 이를 알릴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오랜 시간 다국적 제약사들과 네트워크를 쌓았다"고 했다.
국내에 몇 없는 NRDO 기업이라는 것 역시 VC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NRDO는 신약 연구개발(R&D) 과정 중 초기 비용과 시간이 많이드는 연구 단계를 직접 수행하지 않아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 필요없이 중간에 다국적 제약사에게 기술이전하기 때문에 직접 치료제를 상용화 하는 것보다 수익을 빠르게 낼 수 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미국 등 해외에서는 규모가 작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NRDO 모델을 많이 적용한다. 그러나 국내에는 브릿지바이오, 큐리언트, 란드바이오사이언스 등 몇몇 기업만 이같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임 전무는 "기존 바이오벤처 기업의 경우 대표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라는 점 때문에 객관성이 떨어지고 한계에 갇칠 수 있다"며 "NRDO 기업의 경우 시장 경쟁력이 있는 제품만을 확보할 수 있어 차별화 된다"고 했다.
NRDO는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란 분석도 나온다. 물질을 일정 단계까지만 개발한 뒤 다른 제약사 등에 기술이전하기 때문이다.
신약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약의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하기 위해 반드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3상까지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임상시험 단계가 진행될수록 비용이 곱절로 늘어난다. 시험 대상 인원과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임상시험 1상에 100억원이 든다면 3상에는 이의 10배의 비용이 든다.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신약을 끝까지 개발할 수 없는 이유다.
김 대표는 "기존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겪고 있는 비용 문제 등의 한계를 NRDO 비즈니스 모델로 풀었다"며 "상대적으로 수익이 날 수 있는 체계"라고 평했다.
투자 심사역들은 브릿지바이오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들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회사는 현재 'BBT-401' 물질을 이용해 궤양성대장염 치료제와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또 오토택신 저해물질로 폐섬유증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궤양성대장염 치료제의 경우 수요는 많지만 아직 이를 충족시키는 의약품이 없는 분야"라며 "브릿지바이오의 치료제가 상용화될 경우 경쟁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 세계 치료제 시장 규모는 80억 달러(약 9조1640억원)에 이른다. 기존 치료제들은 염증은 억제하지만 궤양 상처를 치료하지 못한다. 그러나 BBT-401은 둘 다 치료할 수 있다.
회사는 올해 말 궤양성대장염 치료제 임상시험 1상 승인계획서(IND)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FDA에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임상시험 1상과 폐섬유증 치료제 임상시험 1상 IND를 낼 계획이다.
임상시험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 만큼 회사는 내년 3~4분기께 코스닥 시장을 상장할 방침이다.
※ 바이오브릿지가 궁금하다면 ☞ 개발만 하는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혁신신약으로 빅파마 공략"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