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섬유업계 노사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섬유업계 노사와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가 섬유업계에 국내 공장 폐쇄 및 해외 이전 등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섬유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백운규 "공장 폐쇄·해외 이전 자제하라"…섬유업계 "비용 급등 상쇄할 대책부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섬유업계 노사와 ‘상생협력 간담회’를 열고 김준 경방 회장, 조규옥 전방 회장 등에게 “국내 공장 폐쇄, 국내 공장의 해외 이전 등 국내 생산기반을 축소하는 것을 자제하고 정부와 같이 국내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국내 대표 섬유기업인 경방과 전방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에 대한 부담으로 국내 공장을 해외로 옮기거나 아예 문을 닫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경방은 내년부터 시간당 7530원으로 오르는 최저임금을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광주광역시 면사공장 절반을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전방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주당 최대 68시간→52시간)까지 시행되면 국내 6개 공장을 모두 폐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 장관은 “섬유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도 섬유산업의 혁신성장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섬유 등 고성능·고부가가치 섬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섬유패션 제조·연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발전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소개했다. 임승순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장은 최저임금 인상 취지를 설명하며 협조를 구했다.

섬유업계는 특히 근로시간 단축과 전기요금 인상 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했다. 조 회장은 “주당 52시간 근로시간에 대해선 각사 노사가 협상하도록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각사가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조 회장은 전기요금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전기요금 부담이 너무 크다”며 “피크타임제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섬유업계는 또 구인난과 시설투자자금 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장관은 “요구안을 모두 검토해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눠 전달하겠다”고 했다.

노측은 그러나 근로시간 자율 협상에 대해선 반대했다. 백 장관은 노측에는 “회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생산성 향상 및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노력해달라”고 했다.

김일규/고재연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