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베트남 사무소장(오른쪽 두 번째)이 이끄는 화우 베트남팀. 화우 제공
이준우 베트남 사무소장(오른쪽 두 번째)이 이끄는 화우 베트남팀. 화우 제공
법무법인 화우의 베트남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치열한 경쟁으로 ‘레드오션’으로 인식돼온 베트남 법률시장에서 후발주자에 속하는 화우가 차별화 전략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화우는 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 두 번째 사무소를 열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베트남 제1의 경제도시인 호찌민 사무소를 개소한 지 9개월 만이다.

베트남에는 화우를 비롯해 광장, 세종, 율촌, 지평 등 국내 대형로펌 대부분이 진출해 있다. 로펌 진출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호찌민과 하노이에 동시 진출하는 방식이다.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로펌의 투자 의지가 맞아떨어질 때 가능하다.

다른 방식은 법률 수요가 많은 호찌민에 먼저 들어가 사업성을 확인한 뒤 하노이에 2차로 진출하는 방식이다. 국내 로펌이 주로 쓰는 방식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하노이 사무소는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주요 정부기관이 모여있는 행정 중심지기 때문이다. 기업 인허가 문제나 대관업무에서 기업을 돕는 로펌의 역할이 중요하다.

화우는 순차 진출에 9개월이 걸렸다. 광장(10개월), 지평(1년3개월), 율촌(2년5개월) 등보다 빠른 속도다. 화우의 베트남 진출 전반전이 성공적이었다는 얘기다.

이 같은 성공 배경에는 화우 본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다. 이준우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를 사무소장으로 내세운 것부터 남달랐다. 이 변호사는 외국기업 자문, 인수합병(M&A), 국제거래, 기업금융 및 국제중재 분야 등 다방면에 걸쳐 17년간 국내 기업 및 다국적기업을 대리해 온 ‘에이스 변호사’다.

여기에 사무소 개소식 때 대표변호사급 4명이 참석하는 등 베트남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성과는 자연스레 따랐다. 화우는 지난 9개월간 100여 개 클라이언트에 법률 컨설팅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기업은 물론 외국계 은행 등 해외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베트남 진출 당시 ‘베트남 법률시장은 포화상태’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운 성과였다.

하노이 진출은 후반전이다. 법무법인 광장의 하노이 사무소장을 지낸 최성도 미국 변호사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최 변호사는 인도네시아 근무 경험이 있는 동남아시아 전문가다. 베트남을 동남아 법률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임승순 화우 대표변호사의 의지가 반영됐다.

시장 확대를 위해 국내 대기업은 물론 현지에 진출한 해외 기업도 잠재 고객으로 삼겠다는 게 화우의 계획이다. 이 변호사는 “베트남 현지 전문가와 본사 역량을 결합해 호찌민에 이어 하노이에서도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동남아 각 지역에 특화된 최고의 법률 전문가 그룹을 구성해 화우가 외연을 대폭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