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당뇨도 유발…"수면, 다이어트·운동처럼 중시해야"

잠자기 전 습관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보는 것과 함께 카페인 의존이 심해지고 근무시간도 늘어나면서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처럼 수면 부족에 따른 피로로 인해 호주에서만 한해 3천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여기에는 수면 부족에 따른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사망자 394명이 포함됐다.
호주 컨설팅업체 '딜로이트 액세스 이코노믹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점차 더 많은 사람이 변화하는 주변 환경들로 인해 건강 수면 기준을 어기면서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17회계연도(2016·7~2017·6)에 수면 부족에 관계된 피로로 인한 사망자는 3천187명이다.

이는 2016년 교통사고 사망자 1천292명을 크게 웃돈다.

수면 부족은 2016-17회계연도에 663억 호주달러(59조 원)의 경제적 비용을 초래했다.

여기에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재정 부담과 생산성 손실, 사고 등으로 인한 262억 호주달러(23조 원)와 '웰빙의 상실'에 따른 401억 호주달러가 포함돼 있다.

또 호주인 10명 중 4명꼴로 부족한 잠에 시달리고 있으며, 수면 부족은 심장질환과 당뇨와 같은 질병을 초래하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를 의뢰한 수면건강재단(SHF)의 도로시 브루크 교수는 수면도 다이어트나 운동처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브루크 교수는 "수면은 몸의 모든 세포에 영향을 준다"며 "잠을 못 자면 전체 포도당 대사는 떨어지고 당뇨병 전증(pre-diabetic) 상태에 빠진다"라고 말했다.

또 밤에 5시간만 자는 식으로 일주일이 지나면 신진대사에 큰 변화가 오게 되며, 수면 부족은 식욕 억제 호르몬을 크게 줄여 음식을 찾게 되고 결국 체중을 늘리게 된다.

브루크 교수는 "하루 24시간, 일주일 내내 활동하는 사회로 가는 만큼 사정은 더 나빠지고 있다"며 "더 늦게까지 일하거나 집으로 일을 가져가고, 또한 커피 의존이 심해지고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등 악순환으로 빠져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수면건강재단은 야간 수면시간은 7시간 30분에서 8시간이 적절하다며 더 엄격한 일자리 건강 및 안전 규정, 자연광을 늘릴 수 있는 건축설계 기준을 요구했다.

또 피곤한 운전자를 더 꼼꼼히 가려낼 필요가 있다며 5시간만 잔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인 상태로 운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5%는 한국의 면허 정지 수준이다.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cool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