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엔 와이즈베리,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 출간 갈수록 팍팍해지는 삶의 무게를 반영하듯, ‘삼포’, ‘오포’, ‘칠포’ 세대에 이어 이제 ‘구포세대’ 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연애·결혼·출산을 비롯해 집, 인간관계, 꿈, 희망까지 갈수록 포기하는 항목들은 자꾸만 늘어간다. ‘포기하면 편해’라는 말도 익숙해진 지 오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의 평소 스트레스 정도를 조사한 결과,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4.7%, ‘매우 많이 느끼는 편’은 3.2%, ‘조금 느끼는 편’은 56.2%였다. 즉 10명 중 9명 이상이 평소에 스트레스를 느끼는 셈이다. 사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현대사회에 태어난 우리는 이미 행복의 조건을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취업스트레스, 직장인스트레스,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감정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전에 없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고단한 N포세대에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 어깨를 도닥이는 책이 있다. 바로 미래엔 와이즈베리가 출간한 ‘만두와 사우나만 있으면 살 만합니다’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300만 독자를 매료시킨 이 시대 젊은이들의 멘토, 사이토 다카시의 또 다른 신작이다. 그가 이번엔 ‘행복론’을 들고 왔다. 다카시의 행복론은 철학적이거나 미학적이지 않다. 오히려 일상생활부터 취업, 결혼, 직장생활, 자녀양육 등에 이르기까지 지극히 현실적인 상황에 뿌리내린 ‘행복 찾기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행복을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절대적 행복의 비결로 하루의 시름을 잊게 해주는 단순한 두 가지 기준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예를 들어, 그에게는 사우나와 군만두가 절대적 행복의 매개가 되어준다. 다른 사람들은 하찮게 여길지 몰라도, 그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그동안의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진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는 그만의 ‘군만두 행복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우나와 만두는 적은 돈이 들면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매우 소박한 기준이다. 저자는 우리도 거창하진 않지만 ‘이 두 개만 있으면 걱정 없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렇듯 작지만 단단한 자신만의 기준이 즐거운 하루를, 종국에는 행복한 삶을 만든다는 것이 다카시 행복론의 핵심이다.
이런 마음가짐의 근간에는 자족(自足)이 있다. 저자는 주어진 상황이나 타고난 기질 등을 바꾸려 애쓰기 보다는 가진 자원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힘을 쏟기보다 현실적으로 자신에게 맞는,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행복의 단초가 된다는 것. 이를 위한 부단한 자기성찰과 경험은 물론 적극적인 도전 의식이 일에도, 사랑에도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예로부터 ‘행복’은 인류 최대의 과제였다. 행복의 조건이나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듯, 행복해지는 것 또한 궁극적으로 개인의 평생 과제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정답은 없다. 다만 사소한 한 두 가지 습관으로 하루하루의 답답한 고민을 덜어낼 수 있다면, 적어도 올바른 방향을 찾은 것이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절대 행복론’은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한 출발선이 되어줄 것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