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 3사 최고 경영자 순환 배치… "통합 겨냥 포석" 관측
업계 간부 "당과 정부의 통합지시로 이해"…중 언론도 `통합 움직임' 보도


중국 국유 자동차기업들의 최고 경영진이 최근 교체된 것과 관련, 중국 당국이 자동차 3사의 통합을 염두에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외국 메이커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전기자동차(EV) 기술이전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 디이(第一)와 창안(長安), 둥펑(東風)자동차 등 3사 최고 경영자 교체인사는 당국이 외국 기술을 받아들여 소화할 거대기업 설립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일 보도했다.

이들 3사의 자사 브랜드 자동차 세계판매 대수는 모두 합해 400만대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본 도요타자동차나 독일 폴크스바겐 등 외국 자본과 추진하고 있는 합작생산량을 포함하면 3사 합해 1천만 대를 훌쩍 넘는다.

단숨에 폴크스바겐, 도요타, GM과 함께 세계 상위 3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가 된다.

통합이 이뤄지면 세계 자동차 업계의 세력판도가 달라지게 된다.

2일 발표에 따르면 창안자동차를 산하에 두고 있는 중국무기장비그룹 최고 경영자를 지낸 쉬류핑(徐留平) 사장이 디이자동차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후임에는 디이자동차 회장인 쉬핑(徐平)이 회장으로 앉게 됐다.

쉬핑은 창안자동차 회장을 겸임하도록 했다.

둥펑자동차 회장을 지낸 쉬핑은 2015년 디이자동차 최고 경영자 교체인사 때 디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양사는 이후 차체 경량화 기술 등에서 제휴를 추진했다.

쉬핑이 다시 창안자동차로 자리를 옮김으로써 창안을 포함한 3사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안자동차 간부는 "쉬핑이 창안자동차 최고 경영자로 온 건 당과 정부로부터 3사 제휴를 추진하라는 지시로 받아 들여진다"고 말했다.

구체적 교섭은 앞으로 이뤄지겠지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동운전기술과 EV 공동개발 등이 검토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차 3사의 경영통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3사 중 한 회사 간부는 경영통합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중국 언론도 통합 움직임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발족한 중국 바오우(寶武)강철그룹의 초대 최고 경영자도 통합한 양사의 간부를 지낸 경험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번 자동차 업계 인사도 3사 통합을 겨냥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휘발유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전기차를 중국에서 생산하도록 외국 메이커들을 압박하고 있다.

차세대 자동차 기술이전을 추진해 산업구조 전환 시 자동차 산업을 크게 비약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는 이를 받아들여 소화할만한 유력한 자동차 메이커가 없다.

현재대로 그만그만한 메이커들이 외국 메이커와의 합작생산을 계속하면 자국 브랜드가 크지 못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기술을 흡수해 세계 시장에서 위세를 떨칠 가능성도 크지 않다.

3사 통합이 이뤄지면 기술과 자본의 집약이 이뤄져 세계 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일본 메이커들과 겨룰 여지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에는 장애도 많다.

3사 각각의 합작선인 외국 기업이 반발할 것이 분명하다.

각사의 정보가 통합회사를 통해 경쟁기업에 통째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어 이해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자동차 3사 통합?… 연산 1000만대 거대기업 나오나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