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술기업인 파루가 삼성전자에 은나노잉크 필름히터를 공급한다는 소식에 코스닥시장에서 1주일 새 두 배로 뛰었다. 주춤하던 태양광 사업에서 신규 계약을 따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호재로 떠오른 내용들이 실제로 실적에 미치는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단기간에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루는 1일 코스닥시장에서 110원(1.67%) 오른 668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728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지난달 25일까지 3000원대에서 지루하게 움직였던 파루는 지난달 26일부터 갑자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이후 5거래일간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건 삼성전자와의 공급계약 체결 소식이다. 파루는 지난달 26일 은나노잉크로 제작한 필름히터를 냉장고에 적용하는 신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삼성전자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기존의 열선히터에 비해 얇고 소비전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은나노잉크 필름히터 시장이 전 세계 냉장고 업계에서만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전기차 등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주가를 밀어올렸다.

태양광 사업 부문의 신규 수주도 호재로 작용했다. 파루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에 31메가와트(㎿)급 태양광발전소 건립을 위해 452억원 규모의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는 작년 전체 매출의 42.8%에 이르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필름히터 공급 등이 이 회사 실적에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확실히 분석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파루가 삼성전자와 체결한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가 급등 등 민감한 이슈가 많아 삼성전자와의 계약 규모를 밝히기 어렵다”는 게 파루 측 설명이다.

파루는 지난 1분기에 44억원, 63억원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12억원)의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력인 태양광 사업에서 수주 물량이 급감한 게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올 1분기에 이 기업 매출의 77.6%는 태양광 사업에서 나왔다.

파루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지난달 28일 “최근의 주가 급등에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공시에도 상승세에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자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이 종목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날 파루의 거래량은 1476만 주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8번째로 많았다. 올해 이 종목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00만 주에 못 미친다.

남찬우 한국거래소 투자자보호부장은 “해당 소식이 기업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 따져봐야 한다”며 “단기 과열 우려가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