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카타르 수력전력청과 2190억원 규모의 400㎸급 초고압 케이블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1일 발표했다. 국내 전선업체가 중동에서 수주한 지중(地中) 케이블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다.

앞서 LS전선은 123㎸, 220㎸ 등의 케이블도 카타르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번 수주까지 합해 LS전선은 최근 3년간 카타르 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한 물량의 70%를 가져왔다.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세계 초고압 케이블 시장의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저유가로 최근 수년간 대형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자 글로벌 전선업체도 이번 계약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수주전을 벌여왔다.

이번에 LS가 따낸 400㎸급 초고압 케이블은 세계 전력망을 구성하는 제품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것 중 가장 전압이 높다. 그만큼 카타르 측의 기술 심사도 엄격했다. 이 회사 명노현 대표는 “카타르가 새로 놓을 전선의 대다수를 LS가 공급하게 된 데다 프리미엄급인 400㎸ 케이블까지 수주했다는 것은 영업력을 넘어 기술력까지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카타르 정부의 전력망 확충 프로젝트는 2022년 월드컵 개최 준비의 일환이다. 약 2조6000억원을 투자해 전국에 77개 변전소와 초고압 케이블 450㎞를 설치한다.

LS전선은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을 중심으로 해저 및 지중 초고압 케이블을 공급하며 중동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LS전선이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와 맺은 5000억원 규모의 해저 케이블 공급계약은 국내 전선업계 사상 역대 최대 규모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