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가족·친구 방송 철회 요구…"프라이버시 침해"
오는 6일(현지시간) 영국 다애이나 왕세자빈의 비공개 육성이 담긴 다큐멘터리 '육성 속의 다이애나(Diana: In Her Own Words)' 방영을 앞두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다이애나빈의 가까운 친구였던 로사 멍크턴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해당 테이프는 공적인 영역의 것이 아니며 그것을 공개하는 것은 다이애나빈과 가족들의 프라이버시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방영 계획 철회를 주장했다.

앞서 다이애나빈의 남동생 얼 스펜서도 다큐멘터리가 다이애나빈의 아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의 마음을 다치게 할 것이라며 방영 취소를 요구한 바 있다.

영국 채널4에서 방영될 예정인 이 다큐멘터리에는 다이애나빈이 찰스 왕자와의 힘겨운 결혼 생활, 성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이 영상은 1993년 다이애나빈이 연설 코치 피터 세틀런과 대화할 당시 촬영된 것이다.

다이애나빈은 이 대화에서 결혼 2년 전 찰스 왕세자를 만났던 때를 떠올리며 "그가 내게 수작을 걸었다. 나쁜 남자 같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왕실의 누군가와 깊이 사랑에 빠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 남성은 경호를 맡았던 배리 매너키로 알려졌으며, 그는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다.

이 영상은 2001년 전 왕실 집사 폴 버렐의 집을 수색하면서 발견됐으며, 2004년 세틀런이 스펜서와 소유권 다툼을 벌인 끝에 손에 넣었다.

영상은 2004년 미국 NBC 방송에 팔린 뒤 일부가 미국에서 방영된 바 있다.

영국 BBC 방송은 2007년 다이애나빈 별세 1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이 영상을 공개하려다 취소했다.

채널4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를 예정대로 방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방송은 "방영되는 부분은 공공 기록물로 다이애나빈이 공적인 목소리를 얻기 위해 착수한 준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독특한 소재"라고 항변했다.

올해 별세 20주기를 맞은 다이애나빈은 1997년 8월 31일 연인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파파라치를 피해 파리를 고속으로 달리다 사고로 숨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