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헨더슨 <미국 해군대학원 경제학과 교수>
존 코크런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
기후변화 정책을 옹호하는 이들은 기후변화 정책의 비용과 실제적인 편익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더욱 현명한 정책을 도출하기 위해 우리는 우선 기후변화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모델은 경제적 피해를 종말론적인 정치적 수사에 끼워 맞추려고 애쓰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견해는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2100년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0% 정도 규모다. 꽤 큰 규모이긴 하지만 시간도 길다. 2100년 GDP의 10% 정도면 현재 연간 GDP 증가율의 0.1%포인트 정도에 해당한다. 따라서 GDP 증가율의 0.1%포인트를 넘어서는 비용을 초래하는 기후변화 정책은 정당화될 수 없다.
리스크에 비해 비용 너무 커
비용도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로 인해) 상황이 좋아지는 지역이 있고, 나빠지는 지역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미국 남부는 밀을 재배하기 어려워질 수 있지만, 캐나다 남부는 밀 재배에 적합한 지역이 될 수도 있다.
또 이산화탄소는 누구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 이것은 오히려 식물들엔 좋은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는 누구도 위험에 처하게 하지 않는다. 애리조나주의 무더위와 메인주의 추위, 루이지애나에서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 건강에 재앙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던가.
지구 온난화처럼 전반적으로 예견할 수 있고 천천히 진행되며 상대적으로 작은 경제적 조정을 해야 하는 일 때문에 건강한 사회가 무너져 내리지는 않는다. 다른 장기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자원도 언제나 부족한 상태이며, 기후변화 대응 정책도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지구 온난화 대응을 주장하는 일부는 우리가 ‘보험’을 사야 한다고 주장한다. 분명 그들은 지금 경제적 비용이 적어 보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훨씬 더 많아질 수 있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다른 종류의 리스크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모든 가능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지나치게 비싼 보험료를 일일이 지급한다면 곧 돈이 떨어지게 된다. 보험료는 위기에 상응하는 수준에 맞게 지급하는 것이 현명하다.
최대 위협은 탄소배출 아냐
우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제안된 정책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대가를 치를지 알아야 한다. 탄소 배출 감축 정책 옹호론에는 과학적이고 정량적인 인과 관계가 빠져 있다.
기후변화 정책 옹호론자들의 종말론적 시각은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만약 탄소 배출이 인류에게 가장 큰 위협이라고 한다면 원자력 발전에 따른 폐기비용이나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사태도 견뎌야 할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과 현대화된 살충제도 참아야 할 것이다. 상징적이고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인 정책은 받아들여선 안 된다.
◇이 글은 데이비드 헨더슨 미국 해군대학원 경제학과 교수와 존 코크런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이 ‘Climate Change Isn’t the End of the World’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정리=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