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4, 24일만에 추정사거리 2천㎞ 늘어…탄두무게 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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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각도 발사시 사거리 9천∼1만㎞ 관측…연료량 조절 가능성도
북한이 28일 밤 기습적으로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은 지난 4일 쏜 '화성-14형'인 사실이 북한의 보도로 확인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이번 미사일 발사가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을 두 번째로 쐈다는 것이다.
불과 24일 만에 같은 미사일로 2차 시험발사를 한 셈이 됐다.
2차 발사는 1차 발사 때보다 일단 사거리를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나 의도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밝힌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의 최고고도는 3천724.9㎞, 비행거리는 998㎞다.
우리 군 당국이 미사일 발사 직후 내놓은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최고고도와 비행거리가 각각 2천802㎞, 933㎞였다.
이번에 최고고도를 900㎞ 이상 높인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 두 번의 시험발사는 모두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로 진행됐다.
정상 각도인 30∼45도로 쏠 경우 지난 4일 미사일은 7천∼8천㎞, 이번 미사일은 9천∼1만㎞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거리가 약 2천㎞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 직후 엔진 추력을 강화한 화성-14형의 개량형이거나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쏜 미사일과 이번 미사일은 같은 종류이고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을 뿐이라는 게 북한의 설명이다.
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는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여 최대 고각 발사 체제로 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오늘 우리가 굳이 대륙간탄도로켓의 최대 사거리 모의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최근 분별을 잃고 객적은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과 이번 시험발사의 초점이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번 1차 시험발사 당시 중앙통신은 '탄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의 열견딤 특성'과 '재돌입 전투부의 기술적 특성' 등을 검증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연료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성-14형과 같이 액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은 연료량을 줄이거나 늘려 사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는 탄두 무게를 줄여 이번에 사거리를 대폭 늘렸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은 탄두가 가벼울수록 사거리가 늘어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약 900㎏의 모의탄두를 탑재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500㎏ 수준으로 확 줄였을 수 있다"며 "가장 쉽게 사거리를 늘리는 방법"이라고 추정했다.
연료량이나 탄두 무게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늘렸다면 이번 시험발사를 기술적 진보로 평가할 수는 없게 된다.
다만, 화성-14형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도 사실상 성공했다는 점에서 미사일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
이번 시험발사는 시간과 장소 면에서도 지난 4일 1차 발사 때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쏜 자강도 무평리는 과거 미사일 발사 장소로 쓰인 적이 없는 곳이다.
1차 때는 평북 방현 일대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이번 발사가 자정에 가까운 심야에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통상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른 아침이나 오전에 한다.
지난 4일 시험발사 시각도 오전 9시 40분께였다.
작년 4월 28일 북한이 아침 6시 40분 무수단 미사일 발사해 실패로 돌아가자 저녁 7시 26분 추가 발사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이 또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김정은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켓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였다"며 기습발사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뒀음을 스스로 밝혔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도발을 감행했지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추적하고 발사 직후 그린파인 레이더와 이지스함 레이더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
조선중앙통신은 29일 이번 미사일 발사가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발사한 화성-14형을 두 번째로 쐈다는 것이다.
불과 24일 만에 같은 미사일로 2차 시험발사를 한 셈이 됐다.
2차 발사는 1차 발사 때보다 일단 사거리를 대폭 늘린 것으로 드러나 의도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밝힌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의 최고고도는 3천724.9㎞, 비행거리는 998㎞다.
우리 군 당국이 미사일 발사 직후 내놓은 수치와 거의 일치한다.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최고고도와 비행거리가 각각 2천802㎞, 933㎞였다.
이번에 최고고도를 900㎞ 이상 높인 점이 특히 눈에 띈다.
이들 두 번의 시험발사는 모두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 발사로 진행됐다.
정상 각도인 30∼45도로 쏠 경우 지난 4일 미사일은 7천∼8천㎞, 이번 미사일은 9천∼1만㎞를 비행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거리가 약 2천㎞ 늘어난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미사일 발사 직후 엔진 추력을 강화한 화성-14형의 개량형이거나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쏜 미사일과 이번 미사일은 같은 종류이고 이번에는 '최대 사거리'를 입증하는 데 초점을 맞췄을 뿐이라는 게 북한의 설명이다.
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는 최대 사거리를 모의하여 최대 고각 발사 체제로 진행하였다"고 설명했다.
시험발사를 참관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오늘 우리가 굳이 대륙간탄도로켓의 최대 사거리 모의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은 최근 분별을 잃고 객적은 나발을 불어대는 미국에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지난 4일과 이번 시험발사의 초점이 다르다는 얘기다.
지난번 1차 시험발사 당시 중앙통신은 '탄소복합재료로 만든 대륙간탄도로켓 전투부 첨두의 열견딤 특성'과 '재돌입 전투부의 기술적 특성' 등을 검증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연료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사거리를 줄였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화성-14형과 같이 액체연료를 쓰는 미사일은 연료량을 줄이거나 늘려 사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는 탄두 무게를 줄여 이번에 사거리를 대폭 늘렸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은 탄두가 가벼울수록 사거리가 늘어난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북한이 지난 4일 시험발사에서는 약 900㎏의 모의탄두를 탑재했을 수 있지만, 이번에는 500㎏ 수준으로 확 줄였을 수 있다"며 "가장 쉽게 사거리를 늘리는 방법"이라고 추정했다.
연료량이나 탄두 무게 등을 줄이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늘렸다면 이번 시험발사를 기술적 진보로 평가할 수는 없게 된다.
다만, 화성-14형의 두 번째 시험발사에도 사실상 성공했다는 점에서 미사일의 안정성을 어느 정도 입증한 것으로는 볼 수 있다.
이번 시험발사는 시간과 장소 면에서도 지난 4일 1차 발사 때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쏜 자강도 무평리는 과거 미사일 발사 장소로 쓰인 적이 없는 곳이다.
1차 때는 평북 방현 일대에서 발사가 이뤄졌다.
이번 발사가 자정에 가까운 심야에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극히 이례적이다.
북한은 통상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른 아침이나 오전에 한다.
지난 4일 시험발사 시각도 오전 9시 40분께였다.
작년 4월 28일 북한이 아침 6시 40분 무수단 미사일 발사해 실패로 돌아가자 저녁 7시 26분 추가 발사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이 또한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김정은은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임의의 지역과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대륙간탄도로켓을 기습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 과시되였다"며 기습발사 능력을 배양하는 데 초점을 뒀음을 스스로 밝혔다.
북한이 기습적으로 도발을 감행했지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움직임을 추적하고 발사 직후 그린파인 레이더와 이지스함 레이더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