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담회 내내 자리 안 뜨고 점주들 건의사항 꼼꼼히 메모
"일처리 늦다" 질타에 "반성"
김상조 "가맹점 보복은 헌법 위반"
"권한만 부여잡고 있지 않겠다"
전속고발권 폐지 의지 표명
바른정당은 비록 야당이지만 김 위원장이 학자 시절부터 주장한 재벌개혁과 불공정거래 개선 등의 정책 방향에 공감하고 있다. 토론을 주관한 지상욱 의원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중간에 가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며 김 위원장을 치켜세웠다. 또 “바른정당은 가맹점 갑질신고센터를 운영하겠다. 앞으로도 가맹거래 관련 간담회를 열겠다”며 “공정위 인력 확충을 위해서도 당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김 위원장이 임명됐을 때 “재벌개혁 등과 관련해 섣부르게 칼춤 추지 않고 신중하게 접근해 안심이 된다”며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의 서울대 경제학과 1년 선배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가맹점협의회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가맹본부가 보복하는 것은 헌법정신 위반”이라며 “엄격하게 법을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주에게 비용 부담을 줄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사전에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해 사회와 시장의 압력이 가해져서 가맹본부들의 자발적인 상생 노력을 유도하겠다”며 “가맹점주들의 지위와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해 가맹사업자단체 신고제를 도입해 가맹점주협회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프랜차이즈 업계 가맹점주협의회 전·현직 대표들이 참석해 가맹본부의 ‘갑질’을 비판했다. 가맹점의 계약갱신 요구가 10년이 지나면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요구해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들은 가맹점주협의회에 참여한 가맹점주들에 대해 ‘보복성’ 계약 해지를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경무 전 피자에땅 가맹점주협회 부회장은 “가맹점주협의회를 결성했다고 해서 문을 닫아야 하나”라며 “사회적 약자는 차라리 파산이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계열인 아리따움에서 가맹점주협의회장을 지낸 공창남 씨는 “3~5년 주기로 매장 리뉴얼을 요구하면서 값비싼 인테리어 비용 지출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를) 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겁박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가맹점주들의 의견을 들은 뒤 “공정위에 접수된 사건들에 대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을 정말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가맹본부의 일방적 계약 해지와 관련해선 “법 개정이 필요하지만 공정위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범정부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공정위가 감당도 못하면서 권한만 부여잡고 있지 않겠다. 경쟁법 집행에는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겠다”고 말해 공정위 고유 권한인 전속고발권제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