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표적·근시안·역주행·청개구리 증세"…네이밍 역공세

자유한국당은 25일 정부·여당이 추진하려는 증세와 탈(脫)원전 정책을 저지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인사청문회와 추가경정예산안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펼쳤던 여야의 전선이 이번에는 증세와 탈원전 정책으로 옮겨간 셈이다.
한국당, 탈원전·증세 전선에 집중… 총력 저지 나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라디오와 당 회의에서 여권의 증세정책에 대해 일제히 비판 공세를 퍼부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권 초기 갑작스러운 증세 추진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방침과 180도 다른 약속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노무현 정부도 일방적 증세를 추진하다가 결국 서민세금 폭탄 논란 끝에 정권을 잃었단 사실을 상기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 여당이 (국민적 동의를 얻는) 과정도 없이 '명예과세', '사랑과세','존경과세', 심지어 '착한 과세'라는 온갖 말장난을 하고 있다"면서 "그런 식의 말장난식 프레임을 건다면 나는 100가지도 넘게 네이밍 할 수 있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표적증세', '졸속증세'. '반(反)기업증세', '근시안 증세', '기업유출 증세', '역주행 증세', '청개구리 증세', '일자리 감소 증세' 등을 언급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PBC 라디오에 출연해 "신(新) 정부가 들어선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비판은 자제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국민을 참으로 얕보고 있는 것 같다"라고 공세를 가했다.

그는 "'명예과세'나 '명예증세' 등을 끌어다 앞에 붙여서 국민을 호도하며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은 세금을 더 걷을 염치가 없으니 이런 단어를 앞에 붙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철우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민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을 혈세라고 한다"면서 "세금은 피를 짜는 것과 같은데 이런 고통을 알면서도 '착한 증세', '명예과세', '사랑 과세'라고 말한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정부"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정부가 전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불을 댕긴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어떤 기준으로 위원을 선정했는지 불분명하다"면서 "법적 기반 없이 대통령의 제왕적 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임시 시민기구여서 공론화위원회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의 백년대계인 에너지 정책은 임기 5년인 대통령의 판단으로 몰아세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면서 "오랜 기간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 과정을 거쳐 결정해도 절대 늦지 않다"라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도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피땀 흘려 일궈놓은 원전의 역사와 세계적인 기술을 한 번에 망가뜨린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