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왼쪽부터), 윤면식, 서영경
김민호(왼쪽부터), 윤면식, 서영경
한국은행 ‘2인자’인 부총재 공백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 장병화 전 한은 부총재가 지난달 24일 퇴임했지만 아직까지 신임 부총재가 임명되지 않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참석 멤버이자 한은 안살림을 책임지는 부총재 공백이 장기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3일 한은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부총재 후보자를 세 명으로 추려 청와대에 올렸다. 김민호·윤면식 현 부총재보와 한은 설립 이래 최초 여성 임원을 지낸 서영경 고려대 초빙교수(전 한은 부총재보)다. 부총재는 한은 총재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하지만 후보자 검증 등 실무적인 인선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부총재의 임기 만료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각 부처 장관 인선과 맞물리면서다.

지난 13일 한은 금통위 회의는 부총재 없이 6인 금통위원 체제로 열렸다. 부총재 없는 금통위는 한은 역사상 극히 이례적이다. 한은 부총재는 총재를 보좌해 한은 내부 살림을 도맡고 있다. 인사 전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주로 정통 ‘한은맨’이 맡았지만 이번에는 새 정부 출범 초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주열 총재가 특정 후보를 강하게 추천하지 않고 복수의 후보를 동등하게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전·현직 한은 출신이 경쟁하는 구도지만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