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SK하이닉스 LG생활건강 네이버 SK텔레콤 등 주요 상장사가 다음주 2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앞서 삼성전자 LG화학 포스코 등 업종 대장주들이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증시에 큰 영향을 줄 만한 대외 이벤트가 적어 실적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반도체·소재·화학주' 쾌청…"실적 장세는 계속된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 3조원 넘을까

SK하이닉스는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원(0.14%) 하락한 7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소폭 하락했지만 최근 3개월간 38.5% 급등하면서 사상 최고가 행진을 거듭했다.

오는 25일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9715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6.2%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동종 업체들이 먼저 호실적을 발표한 만큼 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순학 한화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D램 재고 축적에 나설 것”이라며 “반도체 업체들의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정보기술(IT)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TV 패널 가격이 하락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일시적인 충격을 받았지만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업계는 이 회사가 2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1852.0% 늘어난 86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7일 실적을 공개하는 삼성SDI는 7분기 만의 흑자전환이 확실시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 자동차 전지사업 부문의 적자폭 축소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2만원으로 올렸다.

미국 알파벳(24일)과 페이스북(26일)의 실적 발표도 주목된다. 나스닥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이들 업체의 실적이 견조하게 나오면 네이버 카카오 등의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화장품은 ‘사드 먹구름’ 여전

정유·소재·화학 등 경기민감주의 실적도 눈여겨볼 만하다.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전망에 한동안 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주요 원자재값 반등을 계기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화학 대장주인 LG화학과 철강 대장주인 포스코가 견조한 실적과 함께 긍정적인 3분기 전망을 내놓으면서 다른 업체들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유업체 중에서는 에쓰오일이 26일, SK이노베이션이 27일 2분기 실적을 공시한다. 구경회 KB증권 연구원은 “국제 유가 급락 탓에 정제마진이 악화돼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 들어 유가가 반등하고 있어 주가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한 LG생활건강(25일) 아모레퍼시픽(26일) 등은 최악의 2분기 실적이 예상된다는 게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분기 실적에는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손실이 온전히 반영되는 탓에 1분기보다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부 내수주의 부진에도 전체적인 실적 시즌 분위기는 밝다. 당초 시장에서 2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3개월간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는 오히려 상승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실적 추정치가 있는 176개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는 43조6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5% 늘었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변동이 거의 없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고 있다”며 “정유 화학 소재 등의 업황도 개선돼 실적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