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에 2400까지 오른 코스피가 과열 해소 국면에 진입한 시점에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호실적으로 안전판을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9% 늘었다. 직전 분기보다는 41.41% 증가하며 2013년 3분기 기록한 종전 최대 영업이익인 10조1600억원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매출도 처음으로 60조원 시대를 열며 2013년 3분기(59조8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2분기 잠정 매출은 60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7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보다는 18.69% 늘었다.
이는 꾸준히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호실적이기도 하다. 잠정치는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에프앤가이드 기준) 대비 매출은 2.88%, 영업이익은 6.08% 웃돌았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호실적을 거둬 조정기에 들어선 코스피의 하단을 받쳐주는 형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대외 변수와 그동안의 상승 피로 등으로 투자심리가 약화된 시점에 삼성전자가 하단을 수비할 것이란 분석이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시장이 안전판을 확보한 셈"이라며 "유가 불안 등 여파로 다음주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2350은 지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분기 기업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첫 타자인 삼성전자가 실적 시즌을 잘 시작해 줬다"며 "7~8월 증시 조정설에 대해 삼성전자가 실적으로 증시 상승 이유를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팀장은 "삼성전자 호실적에 대한 외국인의 매매는 다음주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2분기 영업이익은 전 세계 비금융 기업 중 최고 수준으로 추정되고, 이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삼성전자가 버티는 흐름을 이어가며 증시가 과열 부담을 기간 조정으로 소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첫 타자인 삼성전자와는 달리 2분기 실적 시즌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IT기업의 실적 추정치 상향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소재 등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2분기 전체 기업실적은 횡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호실적으로 IT주에 대한 집중이 이어지고 종목 확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단점"이라며 "대표 IT주이자 호실적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잘 버티겠지만 시장의 경우 다소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4형' 발사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있고, 다음주 주요국 중앙은행의 매파 기조를 확인하게 되는 대외변수도 증시에 부담요인이 될 전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조정기에 들어선 가운데 유가 하락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졌다"며 "다음주 미국 의회에서 증언에 나서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언급 등 정책 불안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조정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2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00원(0.04%) 내린 240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4.12포인트(0.17%) 하락한 2383.69를 기록 중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