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1시간30분간 만찬 회담에서 ‘깨알’ 같은 질문을 쏟아내며 문 대통령에게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메르켈 총리는 “국민의 41% 지지를 받고 당선됐는데, 지지하지 않은 나머지 유권자는 어떻게 끌어안을 생각이냐”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전체 국민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빠른 성장의 후유증으로 나타난 경제적 불평등부터 해소해야 한다”며 “독일이 통일 후 사회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룬 사회적 경제모델 등을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준비된 듯한 모범 답변이 끝나자마자 배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보충 답변에 나섰다. 강 장관은 “메르켈 총리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될까요”라고 발언 기회를 얻은 뒤 “문 대통령께서 41%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지만, 취임 후 국민적 지지율이 80%를 웃돌면서 사실상 국민통합에 성과를 내고 있다”고 거들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어 “탄핵 사태를 거치면서 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부정부패 척결, 경제적 불평등 해소, 균형 잡힌 발전 등에 대한 한국 국민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트에서 직접 장을 볼 정도로 국민과 소통하는 리더십을 보여주며 국민의 지지와 존경을 받고 있는 메르켈 총리를 직접 뵙게 돼 기쁘다”고 치켜세웠다.

베를린=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