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첫 삽을 뜬 판교테크노밸리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성장해왔다. 첨단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문화기술(CT), 나노기술(NT) 등 각종 첨단기술 기업이 전국에서 몰려와 자생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했다. 오랫동안 공무원 생활을 해온 필자도 이곳에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문화에 물들게 된다.
이곳은 20~30대 직원 비중이 70%를 넘는다. 요즘 같이 날씨가 더워지는 오후가 되면 반바지 차림에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길거리 토론을 하는 청년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한민국 ICT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모두 판교테크노밸리에 모여 있다. 카카오, 엔씨소프트, 넥슨, 안랩, NHN엔터테인먼트 등 1100여 개 기업의 7만여 명이 이곳에서 일한다. 입주 기업 매출을 합하면 약 70조원에 달해 명실상부한 4차 산업혁명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매출 70조원은 부산시 지역내총생산(GRDP)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동차(57조원)나 휴대폰(30조원) 수출액보다 많다고 하니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실감 난다.
이런 성공에 힘입어 정부는 2015년 12월부터 인근 부지에 ‘제2 판교테크노밸리’를 조성하고 있다. 추가로 800여 첨단 ICT 기업이 이곳에 입주할 전망이어서 제1 판교테크노밸리와의 시너지는 무궁무진하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무역’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필자의 회사도 4차 산업혁명 준비에 바쁘다. 오프라인 무역을 지원하던 전자무역을 전자상거래까지 확대하고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ICT 신기술을 접목해 전통무역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개인수출사업자인 ‘디지털 보부상’을 육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때마침 새 정부가 첨단 ICT 분야에 대한 혁신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4차 산업혁명은 이제 말뿐이 아니라 우리의 실제 먹거리산업으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경제의 허브로 떠오르는 판교테크노밸리의 아침은 더욱 밝고 활기찰 것이다.
한진현 <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jinhan@kt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