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심신미약 의한 우발적 범죄인가 치밀한 계획살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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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 중학교 재학시절 도덕선생님에게 '네가 무서워' 소리들어
인천에서 8세 초등학생을 살해한 김양이 범행당시 심신미약 상태였음을 내세우면서 치밀한 계획범죄임을 강조하는 검찰 측과 팽팽한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양의 변호인은 "피해자를 유인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지만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범행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며 치밀한 계획에 따른 참혹한 범죄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런 배경에는 김양이 범행전 엄마의 옷을 입고 나간 점,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피해자에게 폰이 꺼져있다고 말했지만 꺼진 적이 없었다는 점, 범행 후 '완전범죄'나 '뼛가루' 등을 검색해 본 점, 오후 3시 시신 처리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 일부러 CCTV에 노출된 점 등 구체적인 물적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검사 측은 김양의 계획대로 완전범죄가 될 우려도 있었음을 인정했다.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지만 13층에 내려 피해자와 걸어올라가면서 CCTV사각지대를 이용한 김양은 안방화장실에시 그야말로 말끔하게 현장을 정리했다.
게다가 피해자가 한 아줌마를 따라갔다는 피해자 친구의 현장 증언도 혼선의 이유가 됐다.
검사는 유난히 어려 보이는 김양의 얼굴을 보고 왜 아줌마를 따라갔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CCTV에 실수로 노출된 것이 아닌 의도적 노출이었다는 데로 거슬러 올라가자 그제서야 범행 전반이 납득이 됐다고 설명했다.
엄마 옷을 입고 여행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 라인을 피해 다닌 김양의 덜미가 잡히게 된건 아이러니하게도 김양 어머니 덕분이었다.
경찰이 범행 당일저녁 피해자가 13층에 내린 CCTV를 확인하고 해당아파트를 가가호호 방문하며 사진을 보여주자 김양 어머니가 "내 딸 같기도 하다.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던 것.
덕분에 경찰은 김양의 집에서 혈흔 및 미세한 살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체를 훼손하는데 주방의 칼을 이용한 김양은 처리후 대담하게도 칼을 다시 싱크대 문안쪽 칼꽂이에 꽂아두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양이 범행 전인 2016년 의사와의 심리상담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당시 의사는 김양에 대해 "죄의식이나 불안감이 없는것 같다"고 했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보다 속으로 생각하는 폭력성이 많고 고양이 목을 조르려 했다는 등 잔인한 면이 있다"고 서술했다.
아울러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동떨어진것 같고 속에 분노감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양은 중학교시절 도덕선생님과 토론을 벌이다 선생님으로부터 "너가 무섭다.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말을 들었단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변호인은 "이미 피고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고 언론도 많는데 이같은 내용 공개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측은 김양이 정신문제가 있는 듯 연기를 하고 있다면서 조사를 받을 당시 “그건 제 ‘A(온순한 성향)’에게 물어보세요. 지금부터는 ‘J(공격적 성향)’로 변합니다”라며 수사관에게 자신의 내면에 여러 인격이 있음을 설명했다고 털어놓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다중인격이면 A와 J가 서로 한 일을 몰라야 한다”며 “김양은 다중인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신병이 시작된 듯 연기를 하면서 "무서워지는데 손좀 잡아주세요", "지금도 뿌옇게 보여요. 프로파일러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리전문가들의 소견을 빌려 "김양은 정신적장애가 없고 인지능력이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양 변호인측은 "완전 범죄 꿈꾸면서 치밀한 계획을 했으면 왜 자기집에서 범행했으며 왜 범행대상을 집 주변에서 구했겠는가"라면서 "사전에 범행도구도 준비했어야 하는데 옆에있던 태블릿PC 케이블로 살해하고 칼 같은 범행도구도 숨긴적이 없다"면서 심신미약에 의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김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 아파트 부근 한 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잔인하게 사체를 훼손하고 신체 일부를 박양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김양은 지난 재판에서 공범 박양의 증인으로 출석해 "박양이 수차례 손가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내 안의 잔인한 캐릭터인 J라는 존재가 있으며 이는 살인도 저지를 수 있다고 독려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양의 다음 재판은 이달 12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양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 피해자 초등생 여아의 어머니와 처음으로 대면할 예정이다.
인천=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오후 열린 재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된 김양의 변호인은 "피해자를 유인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지만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범행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이어 관련 증거들을 제시하며 치밀한 계획에 따른 참혹한 범죄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런 배경에는 김양이 범행전 엄마의 옷을 입고 나간 점,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피해자에게 폰이 꺼져있다고 말했지만 꺼진 적이 없었다는 점, 범행 후 '완전범죄'나 '뼛가루' 등을 검색해 본 점, 오후 3시 시신 처리후 잠옷으로 갈아입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면서 일부러 CCTV에 노출된 점 등 구체적인 물적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검사 측은 김양의 계획대로 완전범죄가 될 우려도 있었음을 인정했다.
아파트 15층에 살고 있지만 13층에 내려 피해자와 걸어올라가면서 CCTV사각지대를 이용한 김양은 안방화장실에시 그야말로 말끔하게 현장을 정리했다.
게다가 피해자가 한 아줌마를 따라갔다는 피해자 친구의 현장 증언도 혼선의 이유가 됐다.
검사는 유난히 어려 보이는 김양의 얼굴을 보고 왜 아줌마를 따라갔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CCTV에 실수로 노출된 것이 아닌 의도적 노출이었다는 데로 거슬러 올라가자 그제서야 범행 전반이 납득이 됐다고 설명했다.
엄마 옷을 입고 여행 캐리어를 끌고 엘리베이터 라인을 피해 다닌 김양의 덜미가 잡히게 된건 아이러니하게도 김양 어머니 덕분이었다.
경찰이 범행 당일저녁 피해자가 13층에 내린 CCTV를 확인하고 해당아파트를 가가호호 방문하며 사진을 보여주자 김양 어머니가 "내 딸 같기도 하다. 확인해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던 것.
덕분에 경찰은 김양의 집에서 혈흔 및 미세한 살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사체를 훼손하는데 주방의 칼을 이용한 김양은 처리후 대담하게도 칼을 다시 싱크대 문안쪽 칼꽂이에 꽂아두기도 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양이 범행 전인 2016년 의사와의 심리상담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
당시 의사는 김양에 대해 "죄의식이나 불안감이 없는것 같다"고 했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폭력보다 속으로 생각하는 폭력성이 많고 고양이 목을 조르려 했다는 등 잔인한 면이 있다"고 서술했다.
아울러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동떨어진것 같고 속에 분노감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양은 중학교시절 도덕선생님과 토론을 벌이다 선생님으로부터 "너가 무섭다.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생각을 한다"는 말을 들었단 사실도 알려졌다.
이에 변호인은 "이미 피고는 사회적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고 언론도 많는데 이같은 내용 공개는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 측은 김양이 정신문제가 있는 듯 연기를 하고 있다면서 조사를 받을 당시 “그건 제 ‘A(온순한 성향)’에게 물어보세요. 지금부터는 ‘J(공격적 성향)’로 변합니다”라며 수사관에게 자신의 내면에 여러 인격이 있음을 설명했다고 털어놓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다중인격이면 A와 J가 서로 한 일을 몰라야 한다”며 “김양은 다중인격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신병이 시작된 듯 연기를 하면서 "무서워지는데 손좀 잡아주세요", "지금도 뿌옇게 보여요. 프로파일러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심리전문가들의 소견을 빌려 "김양은 정신적장애가 없고 인지능력이 있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양 변호인측은 "완전 범죄 꿈꾸면서 치밀한 계획을 했으면 왜 자기집에서 범행했으며 왜 범행대상을 집 주변에서 구했겠는가"라면서 "사전에 범행도구도 준비했어야 하는데 옆에있던 태블릿PC 케이블로 살해하고 칼 같은 범행도구도 숨긴적이 없다"면서 심신미약에 의한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김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께 인천시 연수구 아파트 부근 한 공원에서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살해한 뒤 잔인하게 사체를 훼손하고 신체 일부를 박양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김양은 지난 재판에서 공범 박양의 증인으로 출석해 "박양이 수차례 손가락을 달라고 요청했다. 내 안의 잔인한 캐릭터인 J라는 존재가 있으며 이는 살인도 저지를 수 있다고 독려해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양의 다음 재판은 이달 12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양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 피해자 초등생 여아의 어머니와 처음으로 대면할 예정이다.
인천=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