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법정관리 상태에 있는 웨스팅하우스를 인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는 웨스팅하우스가 연내 법정관리 상태를 벗어나 매각될 것이라는 계획을 인도 측에 전달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 설계 및 제작·원자력발전소 건설회사로 일본 도시바가 87% 지분을 가졌지만 경영 부실로 지난 3월29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도시바는 미국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2006년 인수했다.

미 파산법원은 아직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미국 내 원전 전문가들은 원전기술 보호라는 측면에서 웨스팅하우스를 인도에 파는 게 중국이나 러시아에 매각하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는 인도원자력발전공사와 인도에 원전 6기를 건설하기로 지난해 합의했다.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간 정상회담에서도 원전 건설 문제가 논의됐다. 원전 건설을 확대하고 있는 인도는 법원의 웨스팅하우스 최종 처리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와 인도 원자력부는 인도 매각설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지난달 27일 릭 페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웨스팅하우스가 안정적인 미국 회사가 되도록 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 안보에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외신은 전 웨스팅하우스 간부의 말을 인용해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향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로선 자국 기업이 웨스팅하우스를 인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적절한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해외 매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웨스팅하우스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은 원전기술이 경쟁국 기업으로 유출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