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용 와이드벤티지 대표가 휴대폰에 끼운 조이스틱과 모션펜키즈를 보여주고 있다.  문혜정 기자
고재용 와이드벤티지 대표가 휴대폰에 끼운 조이스틱과 모션펜키즈를 보여주고 있다. 문혜정 기자
“평소에는 자석처럼 붙였다가 필요할 때 떼어서 필기구로 쓰면 됩니다. 기존 디지털기기의 센서를 이용하는 소프트웨어(SW)가 핵심 기술이죠.”

벤처기업 와이드벤티지의 고재용 대표는 발명가다.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지털 기기의 액세서리를 주로 개발하는데 주력 제품은 터치펜인 모션펜키즈와 탈부착형 조이스틱이다. 모션펜키즈는 마치 지우개가 달린 연필처럼 휴대폰 화면에 대고 글씨를 쓴 뒤 뒷부분으로 지우는 필기구다. 조이스틱은 휴대폰에 끼운 뒤 손가락으로 고무 스틱을 조종하면 게임을 하거나 콘텐츠를 제어하는 데 편리하다.

◆회로·배터리 없는 모바일 액세서리

와이드벤티지가 개발한 모션펜키즈는 국내외 비슷한 휴대폰용 펜과는 차이가 있다. 기존 휴대폰용 펜은 펜 안에 회로를 넣어 블루투스로 연결하거나 배터리를 내장하는 복잡한 형태가 주를 이뤘다.

모션펜키즈는 알루미늄과 고무, 자석 등으로만 이뤄져 겉보기엔 단순한 자석 장난감 같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기존 내장 센서를 추적·활용하는 독특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적용했다. 복잡한 하드웨어가 필요 없어 제품 구성이 단순하고 가볍다. 대신 휴대폰에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기만 하면 된다. 고 대표는 “별도의 충전 시스템이나 블루투스 연결이 필요 없고 모든 휴대폰 및 태블릿PC에 쓸 수 있는 펜”이라며 “가격이 싸고 오래 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와이드벤티지는 기존 기기의 자기장 센서를 활용해 사용자가 입력하는 내용을 판단·처리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에 특허 세 건을 출원했다. 이 특허 기술을 적용해 탈부착형 조이스틱도 개발했다. 휴대폰에 끼우고 손가락으로 고무 조이스틱을 조종하면 휴대폰이 내용을 인식한다. 가상현실(VR) 고글에 붙이면 이동 방향 등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 이달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고 대표는 모션펜과 조이스틱을 미국 유명 완구업체에 납품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또 교육 기자재 업체, 증강현실을 활용하는 게임업체 등도 관심을 보여 판매를 논의하고 있다. 펜과 조이스틱은 모두 소비자가격이 2만원 안팎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용 발명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박사 출신의 고 대표는 의료기기 상장업체인 메디슨에서 근무하다 2000년대 초반 네트워크 장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이터코러스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2006년 네이버에 매각했다. 이런 인연으로 한때 네이버에서 기술기획팀장으로도 근무했다. 작년 8월에는 서울 강남역 부근 네이버의 개발자 창업 공간인 ‘D2 스타트업 팩토리’ 입주 기업으로 선정됐다. 네이버가 기술 중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지원하는 곳이다.

모션펜과 탈부착 조이스틱은 모두 고 대표가 집에서 두 아이와 놀면서 발명했다. 그는 “요즘 어린이와 청소년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라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며 “못 가지고 놀도록 잔소리하기보다 오히려 함께 가지고 놀면서 어떻게 더 편리하게 사용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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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